[대표팀]“이번엔 자네들 차례야”… 16일 세르비아와 평가전

  • 입력 2005년 11월 15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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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경쟁상대는 ‘나’ 자신‘주전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 스웨덴전에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에겐 이번 경기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올해 마지막 A매치. 왼쪽부터 아드보카트 감독, 이천수(울산),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이동국(포항),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연합뉴스
진정한 경쟁상대는 ‘나’ 자신
‘주전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 스웨덴전에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이틀 앞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에겐 이번 경기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올해 마지막 A매치. 왼쪽부터 아드보카트 감독, 이천수(울산), 차두리(프랑크푸르트), 이동국(포항),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연합뉴스

“을용이 형 받아!” “지성아 이쪽이야”….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 16일 열리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훈련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7명씩(골키퍼 제외) 3팀으로 나뉘어 4분, 3분씩 교대로 열린 미니게임에서 선수들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독기를 품고 뛰었다. 훈련 중 아드보카트 감독은 “소리를 질러 공격과 수비라인을 정비하라”고 외치며 경기 중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특히 12일 스웨덴전에서 벤치를 지켰던 이천수(울산)와 이동국(포항), 백지훈(서울) 등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볼을 잡으면 드리블보다는 패스할 곳을 찾았고 볼을 뺏겼을 땐 곧바로 압박에 들어갔다. 찬스가 보이면 거침없이 슈팅을 날렸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이동국과 이천수, 김두현(성남),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이 골을 터뜨려 기세를 올렸다. 이천수는 13일 열린 훈련에서도 무려 6골을 몰아치며 팀의 8-4 승리를 이끄는 등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주전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웨덴전에서 부상한 박주영(서울)을 김두현으로 교체했을 뿐 대부분 선수들에게 90분 풀타임을 뛰게 하는 등 다양한 테스트에 전념하자 선수들이 ‘베스트 11’에 뽑히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안정환(FC 메스) 등 해외파와 이동국과 백지훈, 정경호(광주) 등 국내파들 간의 자존심 경쟁도 불꽃이 튀고 있다. 정경호는 “해외파들은 늘 좋은 팀들과 경기를 많이 해 경기력이 우수하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국내파도 이제 뒤지지 않을 만큼의 기량과 자신감을 갖췄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와 보니 후배들이 참 잘하더라. 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웨덴전이 해외파 점검을 위한 장이었다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은 국내파를 테스트하는 장. 급격한 스타팅 라인업 변경은 힘들겠지만 국내파를 대폭 기용할 것으로 보여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국내파의 물밑 주전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족집게’ 아드보카트▼

그림대로 딱이야
12일 스웨덴전에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라커룸 작전 지시판에 그린 전술도. 왼쪽은 7번(박지성)이 프리킥을 했을 때 5번(김영철), 9번(설기현), 4번(최진철) 등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이 작전은 후반 6분 김영철의 헤딩골 상황과 비슷하다. 오른쪽은 코너킥 때의 상황으로 이 작전은 후반 4분 박지성에 의한 크로스를 김동진이 슛한 볼이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간 장면과 일치한다. 사진 제공 국민일보


‘아드보카트 감독은 족집게?’

12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치른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과 하프타임 때 딕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7개의 전술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스웨덴을 상대할 원거리, 근거리 프리킥 공격과 코너킥 공격, 코너킥 수비 등 공격 세트플레이 3개와 수비 전술 4개.

공교롭게도 한국이 후반 6분 박지성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프리킥한 것을 김영철이 골 지역 중앙에서 헤딩골로 두 번째 골을 낚아낸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족집게 과외로부터 받은 상황과 똑같았다. 후반 4분 코너킥 찬스 때 김동진이 박지성의 크로스가 뒤로 흐르는 것을 골 지역에서 다이빙 발리슛으로 연결해 옆 그물을 때린 상황도 코너킥 공격 전술 상황과 비슷했다. 조원희-김동진-안정환으로 이어진 선제골도 이 같은 세트플레이의 변형에서 나왔다.

비록 골을 낚아낸 뒤 어이없이 골을 내줘 2-2로 비겼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상대팀 분석에 이은 처방 능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는 대목.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달 열린 이란전에서도 6개의 ‘족집게 전술’을 경기 직전 선수들에게 주입해 2-0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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