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달라진 한국축구 “이렇게 가는거야”

  • 입력 2005년 10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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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박지성“나 잡아봐라∼.” ‘신형 엔진’ 박지성(왼쪽)이 이란 수비수 마하마드 노스라티의 태클을 가볍게 넘고 있다. 스리톱의 오른쪽을 맡은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원대연 기자
못말리는 박지성
“나 잡아봐라∼.” ‘신형 엔진’ 박지성(왼쪽)이 이란 수비수 마하마드 노스라티의 태클을 가볍게 넘고 있다. 스리톱의 오른쪽을 맡은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원대연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딕 아드보카트호’가 출범 후 첫 경기에서 강호 이란을 격파하며 힘찬 출발을 했다.

한국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대표팀 평가전에서 이날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원희가 경기 시작 59초 만에 터뜨린 골과 후반 45분 김진규의 추가골로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요하네스 본프레레 전 감독의 경질을 둘러싸고 침체됐던 한국대표팀은 모처럼 만의 통쾌한 승리로 심리적 반전의 계기를 맞게 됐다.

이란 수비수 머리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오른쪽 측면에 있던 조원희가 강하게 슛을 날렸고, 이 공이 수비수 2명의 몸에 맞고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첫 골이 터졌다.

조원희의 이날 골은 1979년 이후 한국대표팀의 최단 시간 득점 기록.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979년 9월 14일 대통령배국제축구대회 바레인전에서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이 20초 만에 터뜨렸던 골이 현재로서는 확인 가능한 한국대표팀의 가장 빠른 득점 기록”이라고 밝혔다. 조원희는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한국은 후반 43분 골대 오른쪽에서 이란에 프리킥을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이를 이운재가 펀칭으로 쳐내 위기를 넘겼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안정환이 30여 m를 드리블한 끝에 김진규에게 패스했고 김진규의 슛이 골키퍼 키를 넘어가며 2번째 골을 뽑았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4월 이집트 4개국 대회 이후 4년 6개월 만에 이란을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8승 3무 7패로 앞서 나가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이동국을 중앙에 세우고 박주영을 왼쪽, 박지성을 오른쪽에 세우는 스리톱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특히 이날 처음 A매치에 나서는 조원희와 이호를 과감하게 선발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했다.

한편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6개의 전술을 마련했고 전술마다 선수 전원의 위치를 그림으로 표시해 선수들에게 상세히 알려주는 등 이란전을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그래, 바로 그거야”
경기 종료 직전 김진규의 추가골이 터지자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는 딕 아드보카트 한국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양팀 감독의 말▼

∇딕 아드보카트 한국 감독=첫 경기에서 이기게 돼 행복하다. 독일로 가는 데 있어 좋은 출발이 된 것 같다. 상당히 부담이 큰 경기일 수 있었는데 선수들이 아주 잘해 줬다. 시작해서 20∼25분까지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초반에 추가골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쉽다. 후반전에 경기 흐름이 이란 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많은 찬스를 주지는 않았다.

∇브랑코 이반코비치 이란 감독=한국팀은 상당히 압박적이고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다. 90분 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고 순간의 실수가 승패를 좌우했다. 한국팀의 수비가 환상적이었다. 작년 아시안컵 때보다 수비가 훨씬 좋아졌다. 7번(박지성), 8번(김두현), 10번(박주영), 20번(이동국)이 상당히 훌륭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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