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웰컴 투 동막골’이 검찰로 간 까닭은?

  • 입력 2005년 9월 9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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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700만 동원을 눈앞에 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7일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상영됐다.

검찰이 6·25전쟁을 소재로 한 이 영화를 ‘단체관람’하게 된 데에는 화제가 되고 있는 흥행작이란 점 외에도 ‘직업적 호기심’이 작용했다. 공안업무가 주업무의 하나인 검찰로서는 북한 인민군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것.

5일 김종빈(金鍾彬) 검찰총장 주재로 검사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검 간부회의 때는 검찰청 내에서의 상영에 대한 찬반논쟁도 벌어졌다.

몇몇 간부는 “인민군을 미화한 반면 국군을 기회주의자로 표현하고 미국을 민간인 학살을 감행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한 반미 영화여서 부적절하다”며 반대했다.

대검 공안부(부장 권재진·權在珍)는 영화 상영이 적절한지 판단을 내리기 위해 소속 검사들에게 5, 6일 ‘사전답사’ 차원에서 보고 오도록 했다.

결론은 “국가보안법이란 현행법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이적성 문제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화는 영화’란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대검의 한 간부는 “검찰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촌평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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