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전문 대주자 윤승균

  • 입력 2005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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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발로 신화를 쓸 거예요.” 방망이가 아닌 빠른 발로 프로야구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두산 새내기 윤승균. 사상 최초의 전문 대주자 도루왕을 노리는 그는 상대 수비를 흔드는 뛰어난 주루 플레이로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이 두 발로 신화를 쓸 거예요.” 방망이가 아닌 빠른 발로 프로야구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두산 새내기 윤승균. 사상 최초의 전문 대주자 도루왕을 노리는 그는 상대 수비를 흔드는 뛰어난 주루 플레이로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홈런 때릴 때가 가장 짜릿하다는데 저의 경우엔 단연 도루할 때죠. 힘껏 달려 온 탄력으로 공중에 몸을 맡긴 채 그대로 미끄러지며 베이스를 터치합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면 심판이 양팔을 쫙 벌려 세이프를 선언하죠. 그때 정말 기분 끝내줍니다.” 아직 여드름 자국이 채 사라지지 않은 앳된 얼굴의 윤승균(22). 올해 초 홍익대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한 프로 새내기인 그는 전문 대주자지만 12일 현재 도루 27개로 LG 박용택(31개)에게 4개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타석보다는 베이스에 서는 일이 더 많은 ‘반쪽 선수’인 대주자가 도루왕까지 넘보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그는 타석에선 타율 0.153에 그나마 홈런 한 개 없이 11안타 4타점 3볼넷에 삼진은 30개인 참담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기분 나쁘긴요.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쁩니다. 입단 후 한 2년 정도는 1군 경기에 서지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윤승균의 입단 조건은 계약금 없이 연봉만 달랑 2000만 원인 사실상 훈련생 출신. 신일고 졸업을 앞둔 2000년 현대가 2차 마지막인 12라운드에서 지명했지만 지명권을 포기하자 어렵사리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그의 달리기 실력 하나만큼은 군계일학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이미 100m를 14초에 끊었고 고교 때에는 11초대 중반까지 나왔다. 184cm, 80kg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워낙 ‘롱다리’라서 실제보다 훨씬 커 보인다.

윤승균은 시즌 전 연습경기에서 뛰어난 주루 실력으로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동력은 야구에서 중요한 요소. 상대 투수를 흔드는 데 있어 효과적인 데다 박빙의 접전에서 승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 오죽했으면 1984년 롯데가 비록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100m 한국 기록 보유자(10초 34)인 서말구 씨를 영입했을까.

윤승균에겐 든든한 후원자가 있다. 아버지가 7세 때 간암으로 세상을 뜨는 바람에 미용실을 하며 외아들을 뒷바라지한 어머니 박영숙(54) 씨. 어머니는 아들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녹화하고 종종 경기장도 찾는다. 윤승균은 집에서 녹화 테이프를 보며 투수들의 투구 폼을 분석하고 자신의 플레이도 되짚어본다.

“올해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룬 것도 기쁘지만 이제 어머니를 내 힘으로 모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베이스에 서기만 하면 신나고 마음이 설렌다는 윤승균. “두고 보세요. 타격도 끌어올려서 1, 2년 안에 주전 톱타자 자리를 따내고 말겁니다.”

한화 장종훈 코치의 뒤를 잇는 윤승균의 훈련생 신화 꿈이 무르익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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