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LPGA 한국낭자들 ‘여름휴가 2주’어떻게…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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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모처럼 찾아온 휴가. 꽉 짜인 스케줄에서 벗어나 자유시간을 갖게 된 것만으로 즐겁기만 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한국 낭자군. 세계 정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 여자선수들이 19일 개막되는 세이프웨이클래식까지 2주 동안 대회가 없어 ‘여름방학’을 맞았다.

미국 진출 6년 만에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장정(25). 그는 1일 금의환향한 뒤 몰려드는 인터뷰 요청과 행사 초청에 정신이 없다. 3일에는 세 군데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4일에도 모교 유성여고와 중부대 방문 등 고향인 대전 지역 행사가 잡혀 있다. 이번 주말에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부산에 가서 생선회를 실컷 먹고 바다 구경도 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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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낭자군이 2주 동안 ‘여름방학’을 맞았다. 빡빡한 투어 일정에 묶여 있던 선수들은 모처럼 찾아온 자유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리, 김미현, 이미나, 김주연, 장정, 박지은, 한희원-손혁 부부, 안시현.

2003년 12월 야구선수 출신 손혁(32)과 결혼한 한희원(27·휠라코리아)은 3일 8주 만에 처음으로 미국 샌디에이고 신혼집에 갔다. 빡빡한 투어 생활 속에서 집에 갈 시간조차 없었던 것. 몇 달 만에 부부만의 달콤한 시간을 보내게 돼 기쁘다.

주위의 부러움 속에 남편의 외조를 받고 있는 한희원은 “집에서 음식도 해먹고 밀린 빨래, 청소도 해야 한다”며 “나 때문에 조만간 결혼하는 동료들이 늘어날 것 같다”며 웃었다.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주연(24·KTF)은 뉴욕의 한 성형외과에서 눈 위의 점을 빼고 치과치료도 받았다. 캐나다여자오픈에서 미국 투어 첫 승을 거둔 이미나(24)는 일시 귀국해 전주 집에서 머물며 한정식, 꽃게장 등 평소 먹고 싶었던 음식을 게눈 감추듯했다.

반면 올 시즌 전반기 주춤했던 선수들은 쉴 여유가 없다.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1일 귀국했다가 3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5일 개막되는 크리스털가이저여자대회에 특별초청을 받아 출전하기 때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손가락을 다쳐 기권한 박세리(28·CJ)는 미국 올랜도 집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있는데 부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답답하다고.

지난해 신인왕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도 ‘2년차 징크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머니의 귀국 권유를 뿌리치고 미국 테미큘라에서 훈련에 매달리고 있으며 김미현(28·KTF) 역시 올랜도에서 목 통증 치료와 함께 퍼팅 연습에 땀을 쏟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정과 ‘어여쁜 언니들’▼

‘자매는 용감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작은 거인’ 장정(25).

그가 미국 진출 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두 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됐다.

1일 귀국한 장정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둘째 언니 은경(28) 씨는 부모님과 언니 동생 등 네 식구가 모두 미국으로 건너가 홀로 대전 집을 지키며 살림을 꾸리고 있다. 스폰서가 없는 동생을 위해 자신이 다니는 화장품업체 ‘STC’를 통해 약간의 금전적인 지원을 끌어낸 것도 은경 씨. 7년째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 그는 주로 피부관리실과 거래하면서 뛰어난 외모를 갖춰 동생 못지않게 관심을 끌고 있다.

큰언니 미경(30) 씨는 미국 올랜도 집을 지켜야 해 이번 귀국길에 동행하지 못했다. 4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장정의 매니저로 스케줄 관리와 장거리 운전을 도맡고 있다. 큰언니가 173cm이고 둘째 언니는 162cm, 장정은 151cm로 밑으로 내려가면서 11cm씩 작아진 키도 이색적이다. 친가 쪽은 키가 작고, 외가 쪽은 키가 큰 편인데 장정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많이 닮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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