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김주연, 30야드 벙커샷 기적의 버디

  • 입력 2005년 6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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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용기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낸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이었다.

US여자오픈처럼 전통적으로 까다로운 코스에서 개최되는 골프대회에서는 지키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성적은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도 주저한다면 우승을 넘보기는 힘들다.

27일 미국 콜로라도 주 체리힐스CC(파71)에서 열린 올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제60회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코리안 군단의 다크호스’ 김주연(24·KTF)은 적극적인 버디 사냥으로 직전 홀의 보기를 바로 바로 만회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규투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오버파 72타를 친 그의 우승 스코어는 3오버파 287타, 우승상금은 직전 대회까지 올 시즌 총상금(6만993달러)의 9배가 넘는 56만 달러.

박세리(CJ)와 박지은(나이키골프)에 이어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3번째 한국 선수가 된 김주연이 승부를 가른 최종 18번홀(파4) 벙커샷 버디는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모건 프레셀(17·미국)과 공동선두로 마지막 홀을 맞은 김주연은 2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그린에 떨어진 뒤 3m를 구른 벙커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간 것. 바로 뒤 조인 ‘챔피언조’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아마추어 프레셀은 조급한 마음에 2번째 샷을 러프에 빠뜨리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다.

프레셀과 함께 이번 대회 ‘아마 돌풍’의 주역이었던 미셸 위(위성미·15)도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채 이날만 11오버파 82타(버디 2, 보기 7, 더블보기 3)로 침몰해 공동 23위(12오버파 296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갑작스러운 샷 난조로 러프에 빠진 볼을 찾느라 고생한 미셸 위는 “볼에다 위치추적장치를 달아야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올 시즌 3연속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15번홀부터 4연속 보기를 범하며 자멸해 미셸 위와 함께 공동 2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절대 강자’ 소렌스탐이 나흘 내내 한 차례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난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63명 중 2언더파 69타를 친 로리 케인(캐나다)이 유일했고 평균 타수는 무려 76.1타로 집계됐다.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2005 US여자오픈 최종 성적
순위이름성적
(1)김주연+3287(74-72-69-72)
(2)랭(A)+5289(69-77-72-71)
프레셀(A)289(71-73-70-75)
(6)조령아+7291(74-71-70-76)
(13)강수연+9293(74-74-74-71)
(23)미셸 위(A)+12296(69-73-72-82)
소렌스탐296(71-75-73-77)
(45)박세리+16300(74-71-81-74)
A는 아마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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