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백이 좌상귀 흑 진을 깰 차례. 속기로 일관하던 최철한 9단은 좋은 곳을 판단하기 어려운 듯 8분여의 장고 끝에 백 62로 붙였다.
많은 변화도를 읽고 둔 수지만 검토실은 참고 1도 백 1에 침입하는 게 더 유효했다고 지적했다. 백 7까지 패를 만들어 9로 팻감을 쓰면 흑이 곤란하다.
흑 63으로 안쪽에서 젖힌 것은 당연한 수. 바깥쪽(67의 곳)에서 막으면 백이 귀에서 살아 흑의 실리가 부족해진다.
백 66은 기본 맥점.
이창호 9단도 이 대목에서 고민에 빠졌다. 참고 2도 흑 1로 먼저 응수를 묻는 게 맥점이자 강수. 백 6까지 되면 전투가 벌어진다.
이 9단은 23분을 쏟은 뒤 흑 67로 나가면서 가장 간명한 길을 택했다. 최 9단을 상대로 아직 싸움을 하고 싶지는 않은 듯하다. 바둑은 장기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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