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이하백]어린이 진료비 감면혜택을

  • 입력 2005년 1월 28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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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출생률이 갈수록 낮아져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에 낳는 신생아 수를 일컫는 합계 출생률이 1995년 1.65명에서 2003년 1.19명으로 급격히 떨어졌고, 이런 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 경쟁력에 큰 위험 요소다.

문제는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사회적 원인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늘어나는 데 반해 양육과 가사노동의 책임은 줄지 않는 현실과 자녀 양육 및 교육의 과도한 비용이 저출산 현상을 불러온 것이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임신과 출산 의료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출산 축하금 지급, 둘째와 셋째 아이에 대한 아동수당제 검토, 자녀양육비 세제 감면 확대 등의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는 출생률을 높이기에 역부족이다.

소아과 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린이 의료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고도 가시적인 대책의 하나다. 어린이들은 잔병치레가 많아 어른보다 병원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고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일본의 경우 6세 미만 어린이는 진료비를 전액 국가에서 부담한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의 건강보험 개선안은 오히려 어린이의 진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벼운 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인상해 늘어난 수익으로 희귀·난치병 치료를 돕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선 우리도 일본처럼 취학 전 어린이의 진료비를 감면해 주고 육아지도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이뤄지게 하는 일이 절실하다.

이하백 대한소아과학회 이사·한양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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