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박은원/임산부에 자리양보 감사

  • 입력 2005년 1월 2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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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둔 임산부다. 며칠 전 저녁 시간에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에 들렀다가 전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퇴근시간이 지나 승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서자 한 아저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내리는 사람이겠지’ 하고 그냥 앉았는데 남편은 “감사합니다”라고 얼른 인사했다. 자리를 양보한 아저씨는 반대편으로 가서 서서 갔다. 내가 미처 감사의 말을 건네지 못한 것은 사실 임신 8개월이 지나도록 자리를 양보 받아본 기억이 없던 탓이다. 내 얘기를 들은 남편은 무척 놀라는 표정이었다. 자신은 전철로 출퇴근하며 임산부를 보면 항상 양보하곤 했는데 어떻게 아내가 한 번도 그런 배려를 받지 못했을까 하고 무척 속상해하는 눈치였다. 우리나라도 이젠 노인 인구가 늘어서인지 전철 안 노약자석에 앉아 가기가 쉽지 않다. 나도 결혼 하고 아기를 갖기 전까지는 임산부의 어려움에 대해 잘 몰랐다. 노인이 서 계시면 자리를 양보하듯 임산부들에게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한다. 늦었지만 지면으로나마 그때 선뜻 자리를 양보해 준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박은원 대학원생·서울 성동구 성수1가 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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