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정청래 감정섞인 ‘전면전’

  • 입력 2004년 11월 17일 09시 46분


코멘트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세게’ 붙었다.

두 의원은 각자의 홈페이지에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발단은 지난 7일 두 의원이 출연했던‘국회 파행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의 ‘SBS 시사진단’.

1대1 ‘맞장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프로그램에서 두 의원은 시종일관 감정섞인 말로 서로의 신경을 자극했다.

특히 정 의원은 예전 한 TV 토론프그램에서 전 대변인이 노 대통령을 ‘미숙아’라고 비하했던 것을 비롯해 전 대변인이 정치인으로 변신하기 전 쓴 칼럼에서 ‘한나라당을 완전히 부패한 당’, ‘박근혜 대표를 박정희 왕조의 유신공주’라고 비난했던 것 등을 지적하며 전 대변인을 공격했다.

이에 전 대변인은 특유의 ‘입심’으로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전 대변인은 15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oktalktalk.com/)에 ‘TV토론, 과외, 편곡에 대해’란 제목의 글로 정 의원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그는 “정 의원은 그날 토론 주제와 거리가 먼 ‘전여옥 죽이기’에 나섰다”며 “국회파행보다 ‘전여옥 죽이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더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대표적인 친노사이트라 불리는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질문들을 그대로 토론에 썼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토론 녹화에 앞서 서프라이즈 게시판에 ‘전여옥과 토론에 나가는데 어떻게 토론을 하면 좋을지?’ 라고 도움을 요청하자 질문들이 쇄도했고 정 의원은 그 ‘질문은행’에서 공세적인 내용만을 골라 썼다는 것.

그는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질문들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고 논리라고 할 것도 없는 이야기 전개와 비유 역시 정말 흡사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과외를 받고 나오더라도 어느 정도 ‘편곡’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꼬집었다.

또 “정 의원이 방송 녹화 때는 언제든 자신과 맞장토론을 할 용의가 있다고 하더니 며칠 뒤에 ‘꼬리’를 내려 “좀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그것보다는 “먼저 (서프라이즈 게시판에)좀 물어보고요”라고 답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라고 조롱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16일 ‘전여옥의원! TV토론, 왜곡, 궁시렁궁시렁에 대해’란 제목의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mapopower.or.kr)에 올려 전 대변인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의원은 “전의원이 설마 이런 유의 글을 썼을까? 처음엔 의심이 갔는데 확인해보니 본인이 쓴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글을 시작했다.

정 의원은 “이해찬 총리가 말한 것과 똑같이 전 의원 본인도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정치가 사양화되기 전 그 굴과 우유로 목욕한 정당’등의 표현을 써가며 신랄하게 비난한 적이 있는데 이런 내용이 왜 토론주제와 거리가 멀다는 것인지 정말 알 수 없는 학설을 주장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전여옥 죽이기’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설령 전여옥의원을 죽인들 어디다 써먹느냐”고 공세적으로 되물었다.

정 의원은 서프라이즈 게시판에서 질문을 얻은 것은 인정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전 국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문제냐. 저는 당선이후 네티즌들에게 지금까지 2∼3일에 한번씩 글을 올리고 거기서 의정보고도 하고 의견도 구하고 있다”며 “전여옥의원에 보좌관이 몇 명 있다면 저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게 부러우면 화를 내지 말고 전여옥의원도 네티즌들과 활발히 소통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자신의 논리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전 의원 이야말로 자신의 논리, 자신의 최소한의 말조차 손바닥 뒤집듯 하지 말라”며 “자신이 차떼기 당이라고 공격했던 한나라당 의원이 되고 박정희 왕조의 공주라고 폄하했던 박근혜대표 밑에서 그 공주님의 입이 되니까 참 좋겠다. 쭈욱 그렇게 사시라”고 일갈했다.

정 의원은 “전 대변인과의 1대1 토론을 피하지 않는다”며 “ 언제든지 2,3,4회전을 하자”고 제안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