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중국 고대사 최대의 미스터리 진시황제’

  • 입력 2004년 10월 1일 16시 49분


◇중국 고대사 최대의 미스터리 진시황제/쓰루마 가즈유키 지음 김경호 옮김/243쪽 1만2000원 청어람미디어

추석 연휴 TV로 방영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영웅’은 진시황을 천하통일이라는 대업을 위해 악역을 떠맡은 천하의 영웅으로 묘사한다. 이는 중화민족주의를 앞세우는 현대 중국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역대 중국 사서들은 중원 출신이 아닌 진시황보다는 한족 출신인 유방이 세운 한(漢)의 정통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를 잔인한 폭군으로 묘사해 왔다.

일본 가쿠슈인(學習院)대 문학부 교수인 저자는 15년 동안 중국 현지 답사와 문헌 조사를 통해 탄생부터 죽음까지 진시황의 실체적 진실을 추적했다. 그에 따르면 진시황은 폭군도 영웅도 아니었다. 유능했지만 약점도 많았던 지도자였다. 그가 여불위의 사생아라거나 분서갱유로 학문을 탄압하고, 만리장성 축조로 민생을 피폐하게 했다는 기록은 후대 유학자들의 도덕사관이 개입된 것이었다.

역사는 사실의 물렁한 과육에 싸인 해석의 단단한 씨앗이라 했던 E H 카의 명언을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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