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주연 김명민

  • 입력 2004년 8월 19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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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순신’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김명민.- 사진제공 KBS
‘불멸의 이순신’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김명민.- 사진제공 KBS
“스물세 번 싸워 스물세 번을 다 이긴 명장(名將)이면서, 내면에는 인간적 고뇌로 가득했던 이순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9월4일 첫 방송되는 KBS 대하드라마 100부작 ‘불멸의 이순신’의 타이틀 롤을 맡은 탤런트 김명민(32)은 “성웅으로 박제화된 이순신을 인간으로 살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가 대본과 함께 교과서처럼 들고 다니는 책이 소설가 김훈의 ‘칼의 노래’다. ‘칼의 노래’는 나라의 명운을 책임진 무장의 번민을 이순신의 1인칭 시점으로 그린 소설. 김탁환의 ‘불멸’과 함께 이 드라마의 공동 원작이다.

100부작인 ‘불멸의…’는 1∼4부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시작해 5, 6부 어린 시절, 7∼15부 청년시절을 다룬다.

“노량해전에서 최후를 맞는 장면을 찍을 때는 죽음을 예견한 듯 편안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이순신 장군도 두 칼(선조와 왜적) 사이에서 더 이상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김명민은 1996년 SBS 공채 6기로 입사했다. 그러나 영화 ‘소름’(2001년)과 올 상반기 방영된 KBS2 수목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외에는 뚜렷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 거의 없다. ‘불멸의…’의 제작진은 “이순신을 재해석하기 위해 연기력은 뛰어나지만 지명도가 낮은 신인급을 찾다가 김명민을 만났다”고 했다.

‘신인급’ 김명민에게 KBS의 10대 기획으로 35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이 드라마의 주연 자리는 그의 표현을 빌리면 ‘하늘이 준 기회’다.

그만큼 감당해야할 부담도 크다. 푹푹 찌는 여름에 갑옷부터 투구까지 20kg이 넘는 장비를 몸에 두르고 칼을 휘두르다 보니 허약한 무장으로 보일까 걱정할 정도로 살이 빠졌다. 촬영지인 전북 부안 앞바다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불멸의…’의 해전 장면을 찍는 제작진을 내내 괴롭혔다.

“촬영 도중 갑자기 물이 빠지는 바람에 바다 한복판에 꼼짝없이 갇힌 적이 있어요. 배 다섯 척을 바다에 띄우고 장비와 연기자들이 올라타는데 3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연락이 오는 거예요. 그래서 3시간 걸려 장비를 다시 내리고 대피를 했죠. 하루에 10개 신(scene)을 찍어야 하는데 2개 밖에 못 찍기도 하고, 그래서 방영 일자도 늦어졌습니다.”

‘불멸의…’에서는 이순신의 그늘에 가려 ‘악인’의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 원균을 재평가하는 대목도 눈여겨 볼만하다. 원균은 지장(智將)인 이순신에 대비되는 맹장(猛將)으로 그려진다. SBS 월화 드라마 ‘장길산’에서 장길산의 양아버지 ‘장충’으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탤런트 최재성이 원균을 연기한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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