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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4일 0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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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국어대 일본어과 김문길 교수는 3일 ‘고종이 일제의 사주를 받은 전의에 의해 독살됐다’는 덕혜옹주(고종의 외동딸)의 말을 기록한 문건(사진)을 공개했다.
김 교수는 “이 문건은 일제에 의해 쓰시마섬(對馬島) 도주(島主)와 강제로 결혼한 덕혜옹주가 평소 한 말을 절친했던 일본 여성이 옮겨 적은 것”이라며 “이 문건을 보관하고 있던 일본의 한 사학자가 진실을 밝혀 달라며 최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문건에는 ‘1919년 1월 21일 총독부의 사주를 받은 전의 안상호가 독극물인 비소를 탄 홍차를 고종에게 먹여 독살했다’고 기록돼 있다.
고종이 사망하자 총독부는 사인을 뇌일혈로 발표했었다.
3·1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던 고종의 독살설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제기돼 왔으나 지금까지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2001년 공개된 마틴 윌콕스 노블 선교사(1919년 당시 한국에서 선교활동)의 일기에도 고종 독살의 주범으로 순종 부인 윤비의 큰아버지와 전의 호상학(한상학이란 설도 있음)이 거론됐으며 독살 현장을 목격한 궁녀 2명도 살해됐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 문건에 대해 고종 사망 당시 덕혜옹주의 나이가 7세에 불과해 독살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당시 파다하게 퍼졌던 독살설을 일본인 친구에게 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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