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통산 성적 151경기에서 6승22패에 평균자책 5.36.
롯데 사이드암스로 투수 임경완(29·사진)이 가진 이력서의 전부다. 내세울 만한 것이 있다면 98년 롯데에 1차 지명된 유망주였다는 점. 하지만 프로 데뷔 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그저 그런 선수’로 여겨졌다.
이제 7년이 흘러 2004년. 임경완은 혜성과 같이 롯데 자이언츠의 구세주로 등장했다. 믿을 만한 투수가 없어 경기마다 4,5명씩의 투수를 번갈아 내야하는 게 롯데 양상문 감독의 딱한 처지. 그나마 임경완이 없었다면 15승19패란 성적도 내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임경완은 팀내에서 2번째로 많은 22경기에 등판, 3승무패 4세이브 평균자책 1.69의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규정이닝(38)에 불과 3분의2이닝이 모자라 평균자책 순위에 들지 못하고 있지만 1.69라면 이 부문 1위인 LG 이승호(1.82)에 앞서는 수치.
임경완은 중간계투면 중간계투, 마무리면 마무리 그야말로 못하는 게 없다. 롯데의 ‘전천후 마당쇠’로 불릴 만 하다. 시즌 초엔 마무리를 맡다가 부상이었던 손민한이 합류하면서부터는 마무리 전단계인 ‘셋업맨’ 역할을 맡고 있다. 등판 22경기에서 점수를 준 게 불과 6게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피칭내용이 뛰어나다.
프로데뷔 후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 임경완이 올 시즌 한단계 발전하게 된 것은 일본 프로야구를 접하면서부터. 그는 시즌 전 동료 김휘곤과 함께 이승엽의 소속팀인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한달간 스프링트레이닝을 함께 하며 위탁교육을 받았다.
양상문 감독은 “그동안 힘으로만 윽박질렀는데 일본에 다녀온 뒤 변화구 능력이 많이 향상됐다. 이제야 야구에 눈을 뜬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잘 나가는 팀엔 반드시 ‘미치는’ 선수가 한명 나와야 하는 법. 롯데에선 올해 임경완이 바로 그런 선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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