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차와 이혼하라’ 차와 멀어질수록 행복해져요

  • 입력 2004년 5월 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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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차와 이혼하라/케이티 앨버드 지음 박웅희 옮김/366쪽 1만3000원 돌베개

면허를 따고 운전대를 잡으면 보통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차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차가 주는 안락함과 편리함을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 차는 행복한 결합에 성공한 것일까.

이 책은 “자동차와의 눈먼 사랑에서 헤어나 진실한 삶을 찾아라”고 권고한다. 지금까지 ‘자동차 적게 타기’ 운동이 환경적 측면에서만 강조돼 왔지만 개인적인 삶의 질 측면에서도 자동차와 헤어졌을 때 얻는 이득이 훨씬 많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사랑인줄만 알았던 자동차와의 관계가 사실은 ‘중독’이었다”고 설명한다.

자동차와의 로맨스는 사실 시작부터 ‘공포’다. 1998년 미국에서 신형 자동차를 구입한 사람들은 3개월 내 평균 1.76가지의 불만을 제기했다. 1996년 미국에서 리콜된 차는 1700만대로 그 해 새로 팔린 차보다 많았다. 자동차는 몸을 움직일 기회를 줄이기 때문에 비만과 요통의 주원인이 된다. 때로는 주차할 곳을 찾는 것이 목적지까지 가는 것보다 오래 걸린다.

그 무엇보다 ‘자동차와의 데이트’는 지갑을 비게 만든다. 1996년 미국 전체 소비자 부채의 3분의 1인 3903억 달러가 자동차 구입 융자금이었다. 기름값과 보험료, 세금을 다 합쳐 쏟아 붓는 비용을 다른 쪽에 투자한다면 얼마나 삶이 풍요로워질까, 저자는 ‘지금 당장 계산기를 꺼내들고 계산해 보라’고 권한다. 물론 대기오염, 에너지 위기, 소음공해, 도시 확대, 주차장 부지 마련 등의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계산이 필요하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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