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준 CD 사진에 분노"

  • 입력 2004년 5월 6일 23시 31분


6일 미국 주간잡지 ‘뉴요커’는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가 공개된 것은 아부그라이브 수용소를 관리하는 제372헌병중대 소속인조지프 다비 하사(24·사진)의 분노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다비 하사가 첫 제보자였다는 것이다.

372헌병중대의 포로 학대 혐의자들에 관한 보고서도 “다비 하사가 학대 증거를 발견했고 이를 군 범죄수사국에 제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미군의 포로 학대 파문 속에서 그나마 ‘미국의 양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학대 파문이 시작된 경위는 이렇다.

다비 하사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찰스 그레이너 상병으로부터 CD 한 장을 받았다. 거기에는 벌거벗은 포로 등 역겨운 학대 사진들이 가득했다.

다비 하사의 양심이 그레이너 상병 커플과의 우정을 눌렀다.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다가 조국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파병을 자원했던 다비로서는 CD 속의 장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처음에는 군 형사범죄수사국 사무실 문 아래로 익명의 쪽지를 들이밀었다.

이후 마음을 굳게 먹고 직접 출두했으며 선서 및 증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사진들에 정말 기분이 상했고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군 수사관들에게 진술했다.

미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결혼 6년째의 부인 버나데트(24)는 “남편은 뭔가 잘못된 점을 알게 되면 참지 못한다”며 “나는 남편의 얘기를 듣고 놀라지 않았으며 그를 100% 지지한다”고 볼티모어 선 지(紙)는 전했다.

그녀는 “나라 전체가 이 소식(포로 학대)으로 들끓고 있지만 사병들이 모두 역겨운 사람들은 아니다”라며 “많은 사병들은 건실하다”고 덧붙였다.

다비 하사는 펜실베이니아주 서머싯 카운티에서 성장해 고교 졸업 직후 결혼했고 복무기간 대부분을 보스니아와 이라크에서 보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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