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마니아칼럼]타이거즈의 희망이 되어버린 투수..

  • 입력 2004년 4월 28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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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그 동안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탰던 김주철 선수가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뒤 타이거즈는 또한반의 선발 로테이션 붕괴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긴급 처방으로서 3명의 선발 투수를 2군에서 불러 선발투수진을 완성시켰다. 1차 긴급 처방이 훌리오 마뇽 선수의 선발 전환인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2차 긴급처방 선발 로테이션은 좀더 충격적이다.

어쨌든 선발 로테이션은 1 선발 리오스, 2 선발 마뇽, 3 선발 강철민, 4 선발 최향남, 5 선발 최상덕으로 짜여졌다. 마무리에서 이제서야 선발로 전환된 훌리오 마뇽 선수, 엘지 트윈스에서의 방출의 설움을 딛고 이제서야 2군에서 1군으로 복귀한 최향남 선수, 그동안 등판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강철민 선수, 부상에서 이제 회복한 최상덕 선수 등을 고려할때 1 선발 리오스 선수를 제외하면 어느 선수 한명 믿음을 줄만한 선수가 없는 선발진이다.

물론 희망은 있었다. 선발로 전향한 마뇽 선수는 두게임 연속 퀼리티 스타트 및 승리를 해주므로서 타이거즈의 선발진에 큰힘이 되어주었고 강철민 선수가 막강한 위용은 아니지만 비록 널뛰기는 하더라도 돌아오는 선발 일에 꾸준히 등판해주고 있다. 그리고 5선발이야 등판간격이 들쭉 날쭉하고 또한 유동훈 선수 혹은 오철민 선수등 다른선수와 교체한다해도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겨질때 최상덕 선수가 본래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앞으로의 타이거즈는 달라질것이다란 희망을 갖었다.

그러나 현실...

지난주 타이거즈는 롯데 자이언츠와 주초 3연전 그리고 SK 와이번즈와 주말 3연전 총 6연전을 펼쳤으며 3승 3패 정확한 승률 5할을 기록하였다. 사실 타이거즈 선발진이 무너진 상태에서 내심 기대했던것은 3승 3패였고 따라서 결과만 놓고 보자면 실망할것도 없는 결과다.

그러나 내용은 달랐다. 주초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이겨주어야할 선수였던 리오스 선수는 패전을 기록했고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던 마뇽 선수와 강철민 선수가 차례로 승리를 거둬 한숨을 놓았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또다른 의미에서 즉 적어도 내용있는 경기를 보여주었어야할 주말 3연전은 마지막 한경기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못내 아쉽다.

SK와이번즈와의 3연전에서 타이거즈는 두 명의 가능성있는 투수를 내세웠다. 아니 최소한 가능성을 보여주어야할 한선수를 내세웠다는것이 맞을 것 같다. 머나먼길을 돌아 다시 타이거즈 선수가 된 최향남 선수. 또 한명은 부상에서 회복하여 올시즌 재기를 노리는 타이거즈의 숨겨진 에이스 최상덕 선수.

이 두선수가 각각 SK 와이번즈와의 4차전과 5차전에 차례로 등판했고 차례로 무릎을 꿇었다. 패전은 있을 수 있는 일이나 그 내용이 바람직하지 못했다. 최향남 선수의 패전이야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고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므로 그 내용 역시 부실하지만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최상덕 선수의 패전은 타이거즈 앞날을 암울하게 했다. 타이거즈 선발진의 희망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그가 희망이 되었기 때문에 암울하게 했다. 즉 타이거즈가 제자리를 잡는 시일이 좀더 오래 걸릴 수 있을것이란 생각을 갖게했다.

최상덕 선수는 1회와 2회를 거뜬하게 넘기며 타이거즈 2선발의 부활을 알려주는 듯했다. 최상덕 선수가 제자리를 잡으면 당연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고 바로 그점을 기다려왔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행복했다.

그러나 3회초 SK 와이번즈의 공격을 최상덕 선수는 감내하지 못했다. 9번타자 이대수 선수를 2구만에 땅볼로 처리할 때까지는 타이거즈 2선발 혹은 에이스의 복귀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원우 선수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고 이윽고 정경배 선수에게 또다시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며 이진영 선수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4번타자 이호준 선수와의 승부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이호준 선수에게 4구를 통타 당하여 중월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물론 홈런이야 허용할 수 있다. 그것이 야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이 좋지 않았다. 적어도 최상덕 선수는 땜질용 선발 투수가 아니라 타이거즈의 2선발 이상의 중책을 맡아주어야할 즉 승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할 선수이기 때문에 그 다음 내용은 좋지 않았다. 적어도 돌부처라 불리며 평상심을 잃지 않던 최상덕의 모습은 아니었으며 확실치 않지만 준비되지 않은 등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호준 선수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최상덕 선수는 이전과는 다른 피칭 내용을 보여주었다. 공격적인 피칭은 오간데 없었고 시종일관 도망가는 내용의 즉 최상덕 답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것이다. 과감하게 의표를 찌른다거나 혹은 풀카운트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승부구라 던진 투구를 와이번즈 타자들이 쳐내 버렸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박경완 선수에게 풀카운트에서 사구를 허용하면서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김기태 선수에게 5구째 승부구를 던지고도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승부구가 간파 당했단 느낌을 갖게했다.

이때가 투수 교체 타이밍(이때 최상덕 선수는 이 이닝에서만 30개의 공을 던졌다)이라 여겨지긴했지만 적어도 타이거즈 2 선발 투수라면 이 정도의 상황은 극복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그러나 극복은 커녕 더 좋지 않은 상황만 연줄되었다. 좋은 투수의 조건을 모두 져버리고 말았다. 연타를 맞지 않아야한다. 투스라이크 이후의 볼넷을 주지 말아야한다. 확연히 구별되는 볼을 던지지 말아야한다. 30개의 이상의 공을 한이닝에 던지지 말야한다. 등등. 온갖 좋은 투수의 조건은 모조리 져버리고 말았다.

7번타자 채종범에게 먼저 투스트라이크를 잡고 2-2에서 확연히 구별되는 볼을 던져 주자를 2.3루로 몰아줬고 채종범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의 기회를 또한번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안재만 선수에게는 승부를 지나치게 빠르게 걸어갔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안재만 선수에게 1구 헛스윙을 유도하고 곧바로 2구에 좋은 코스로 공을 던져 2루타를 어용했던것은 2 선발 이상의 책임을 져야할 최상덕 선수의 투구 내용은 적어도 아니었다.

3회에 38개의 공을 던졌고 6실점을 해버린 최상덕 선수를 타이거즈 2선발 아니 정상적인 투수로테이션을 수행할 선발투수로서의 믿음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또 한번의 희망 사항...

최상덕 선수의 패전으로서 최상덕 선수의 등판이 성급했으며 타이거즈는 당분간 선발투수의 부재를 더 실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최상덕 선수의 패전은 단순히 1패로서의 가치가 아니다. 최상덕 선수의 패전은 타이거즈 투수진이 지금 붕괴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며 희망이 아직 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상덕 선수의 패전은 아쉽고 또 아쉬운 것이다. 적어도 타이거즈 2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아줘야할 선수를 등판 시키려면 좀더 완전한 상태에서 등판시켜야 옳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것이다.

다음 최상덕 선수의 등판은 최상덕 선수의 몸상태가 좀더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의 등판을 기대한다. 물론 타이거즈의 현재 선발진이 구멍이 나있고 호미로라도 막아야할 상황인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최상덕 선수가 타이거즈 투수진에서 갖는 위치를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최상덕 선수의 복귀가 때질용 선발투수로서의 복귀를 원치 않는다. 성급한 복귀 결정보다는 적어도 뭇매를 맞아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때 등판하기를 기대한다.

이제 타이거즈의 선발 투수진의 희망이 되어버린 최상덕 선수가 좀더 준비된 상태에서 좀더 완벽하게 경기를 풀어줄때 비로서 타이거즈가 강자로서의 모습으로 회귀가 가능하기 때문이며 그래야 타이거즈가 타이거즈 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기웅 동아닷컴 스포츠리포터 tigersfighting@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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