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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4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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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오피스디포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타자나의 알 카바예로 CC의 정문 관리인은 기자가 ID(신분확인카드)를 제시하고 들어가자 또렷한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카바예로 CC에서 한국어가 들리는 건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다. 최근 '한국문화 배우기' 강좌를 열기도 했던 LPGA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틈날 때마다 한국인 직원인 심규민씨로부터 간단한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알기'에 열중했다.
미국 갤러리들은 동양인들을 보면 "한국인이냐"고 묻고 "한국사람들은 정말 골프를 잘 친다"고 놀라워 했다.
주차장에선 4개의 푯말이 눈길을 끌었다. 개인 전용 주차 장소임을 알리는 푯말의 주인공들은 박지은(나이키골프)과 박세리(CJ),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대회 주최자인 에이미 알코트(LPGA 통산 29승을 거둔 명예의 전당 헌액자).
소렌스탐은 지난해와 2001년 이 대회 우승자였고 박지은은 2000년, 박세리는 2002년 대회 우승자. LPGA 대회가 열리면 지난해 챔피언과 특별초청선수에게만 차량과 전용 주차 장소를 제공하는 게 관례지만 오피스데포 주최측은 박지은과 박세리가 과거 챔피언이었고 세계 '톱3'로 통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소렌스탐외에 둘에게도 VIP 대우를 해준 것이었다.
특히 박지은은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 이후 주가가 폭등, 전국지인 USA투데이에서 기획기사로 다룰 만큼 관심이 많아졌다.
이 모든 현상들이 한국 선수들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알려주는 증거. 미국사회에서 한국인은 아직 '비주류'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LPGA 투어에선 한국선수들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타자나=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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