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선생 사망보고서 中情이 작성”…국정원 협조 거부

  • 입력 2004년 1월 1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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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韓相範)는 14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1975년 고 장준하(張俊河) 선생의 사망 당일 중앙정보부가 ‘중요상황보고서’를 만들었으며 중앙정보부 요원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같은 사실이 의문사와 중앙정보부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정황증거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중앙정보부의 후신)에 사실 확인 및 사건기록 제출 등을 요청했으나 국정원은 공문을 통해 “그런 문서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중앙정보부가 장준하 선생의 사망을 전후해 선생과 가족들의 전화를 도청하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장준하 선생의 사망 다음날 당시 진종채 보안사령관이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독대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이날 장준하 선생의 자택에서 지난해 9월 발견된 시체 사진 10장 중 6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위원회의 고상만 조사관은 “국정원에 요구한 문서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요구한 문서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정원에 대한 실지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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