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가 오광섭씨(48)가 만든 철물조각에는 이처럼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상황의 생물이 등장한다. 꽹과리를 두드리며 행진하는 말, 고층건물에 짓이겨진 게, 나뭇가지 위에 한가하게 쉬고 있는 달팽이…. 이처럼 그는 주로 벌레나 동물 형상을 독특한 감수성으로 표현해왔다.
작가는 이 같은 생물들을 밀랍 주조(鑄造)법을 사용한 브론즈 작업으로 만든다. 밀랍주조법이란 밀랍 왁스로 형태를 만들고, 흙과 광물이 섞인 액체로 여러 번 그 겉을 코팅해 말려 고압수증기를 쐬 안의 밀랍을 녹여 틀을 만든 뒤, 이 틀을 다시 가마에 구워 뜨거울 때 꺼내 철물을 붓는 방식이다. 바깥의 틀을 깨면 울퉁불퉁한 고철 효과가 나는 조각 작품이 탄생한다. 이 같은 제작방식에 따라 작품 당 한 점밖에 만들 수 없다. 대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교하고 섬세한 느낌을 살려낼 수 있다.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공부할 때 미술주물 공장에서 이 기법을 배웠다. 작가는 11일까지 서울 박영덕화랑에서 ‘작은 조각 전’을 열고 30여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회 제목대로 커봐야 70cm, 작은 것은 10cm 이하의 조각품에 정확하고 세밀한 묘사를 담아낸 작가의 기량이 돋보인다.
그는 “벌레나 동물의 형상을 통해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 동심의 세계를 표현하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수학했으며 1986년 카라라 국제조각심포지엄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카라라 출신 조각가들이 대개 석조를 다루는데 비해 그는 독특하게 금속을 사용한다. 이번 출품작의 3분의 1은 보석함과 과일그릇 등 실용조각들이다. 02-544-8481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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