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골프 바람난 승엽…“300야드 날렸네”

  • 입력 2003년 12월 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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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한국→일본.’

해외 진출을 위해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이승엽(27·삼성 라이온즈·사진)의 행보다. 한데 이 바쁜 스케줄에도 빠지지 않는 게 있다. 바로 골프 라운딩.

그렇다고 그가 핸디캡 싱글 수준의 실력자도, 골프광도 아니다. 이승엽은 지난달에야 겨우 ‘머리를 얹은(생애 첫 라운딩을 한)’ 골프 왕초보. 그럼에도 그의 골프사랑은 예사롭지 않다. 뒤늦게 골프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다.

이승엽이 골프채를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한 건 올 시즌이 끝난 뒤부터였다. 운동 삼아 연습장에서 몇 번 골프채를 휘둘러보곤 조금씩 재미를 느꼈다. 야구선수들에겐 스윙 궤적이 골프와 달라 경기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지만 이승엽은 ‘골프 예찬론’을 편다.

“실제로 해보니까 장점이 많다. 많이 걸어야 하고 채를 휘두르는 것도 상당한 운동이 된다. 게다가 재미도 있고….”

첫 라운딩은 11월 중순 대구CC에서 양준혁 마해영 김한수 등 팀 동료들과 함께 했다. 하지만 초보들이 으레 그렇듯 홈런왕인 그도 컨트롤이 제대로 안돼 여러 차례 OB를 내며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게다가 승부욕이 강해 라운딩 중간에 겁도 없이 내기를 제안하면서 주머니를 다 털리기도 했다. 최종 스코어는 130타. 11월 말 미국 애리조나에서 가진 2번째 라운딩에선 111타를 기록했다. 첫 라운딩 때에 비해 19타를 줄인 그는 파4홀에서 버디를 낚아내기도 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일본으로 떠난 이승엽은 2일에도 국내 에이전트인 김동준 제이스엔터테인먼트 대표, 일본 내 대리인 김기주씨와 함께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하코네에서 3번째 라운딩을 즐겼다.

빌린 클럽으로 120타를 기록해 다시 후퇴했지만 이승엽은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했다. 김동준 대표(79타)는 “이승엽이 마지막 홀에서 300야드짜리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560야드 파5홀이었는데 드라이버로 샷을 한 뒤 약 250야드 지점에서 스푼으로 세컨드샷을 30∼40야드 지점에 붙였다. 이후 미스샷을 연발해 ‘양파’를 기록했지만 운동선수답게 비거리는 정말 놀라웠다”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한편 김 대표는 “앞으로 이승엽이 직접 구단 관계자를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롯데든 어디든 일본 내 구단과의 협상은 이승엽 귀국 후 김기주 대리인이 처리한다”고 밝혔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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