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마쓰이 뉴욕을 구했다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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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타자 마쓰이 히데키(29·뉴욕 양키스). 이제 그는 세계 최고무대에서도 영웅이 됐다.

마쓰이는 20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일본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홈런을 터뜨렸다. 1회 2사 1, 3루의 찬스. 볼카운트 3볼에서 상대투수 마크 레드먼의 직구를 받아친 마쓰이의 타구는 필드를 가르며 408피트(124.4m)라 쓰인 가운데 담을 훌쩍 넘었다. 선제 3점홈런.

5만5000여명의 뉴욕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맞았고 마쓰이는 헬멧을 벗어 답례했다.

양키스는 이날 마쓰이의 3점홈런과 선발 앤디 페티트의 호투로 플로리다를 6-1로 누르며 1승1패를 기록, 월드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차전은 22일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마쓰이는 93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0년 동안 타율 0.307에 통산 332홈런을 날린 슬러거. 지난해에는 50홈런, 107타점으로 2관왕에 오르며 일본야구를 평정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난 뒤 뉴욕 양키스와 3년간 2100만달러(약 250억원)라는 거금에 계약하며 빅 리그에 화려하게 진출했다.

200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메이저리그에서 중거리 타자로 변신한 마쓰이는 올 정규 시즌에서 타율 0.287에 16홈런, 106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정규리그보다 포스트시즌 성적이 더 뛰어나다. 챔피언십 시리즈와 월드시리즈 고비마다 양키스의 숨통을 튼 선수가 바로 마쓰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양키스가 3-5로 뒤지던 8회말 1사 1루의 찬스에서 마쓰이가 때린 오른쪽 파울선상 2루타는 결국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플로리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는 4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현재 포스트시즌 13경기에서 49타수 16안타 10타점으로 타율 0.327. 6, 7번을 왔다 갔다 하던 타순도 중심타선인 5번으로 올랐다.

양키스 조 토레 감독은 “보스턴과의 경기 내내 우리는 득점에 목말랐다. 마쓰이가 양키스를 살려냈다. 그의 뜨거운 방망이가 우리 투수에게도 힘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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