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시카고 컵스 충격의 역전패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2시 08분


코멘트
‘염소의 저주’가 시작된 걸까.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가 3-0으로 앞서가던 8회 귀신에 홀린 듯 8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컵스는 이날 승리하면 1945년 이후 처음 월드시리즈에 진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충격의 패배를 당해 최종 7차전을 반드시 승리해야만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는 절박한 처지가 됐다.

▼관련기사▼

- 컵스, 월드시리즈 문턱서 악몽에 몸서리

15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홈팀 컵스와 플로리다 말린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

컵스는 7회까지 선발 마크 프라이어의 ‘언히터블’ 피칭덕에 3-0으로 앞서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8회 이상하게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1사 2루에서 왼쪽 파울타구를 잡으려던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관중의 방해로 공을 놓친 것이 시발점.안정을 잃은 프라이어의 폭투와 볼넷으로 1사 1,3루가 된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반 로드리게스는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3-1. 후속 미구엘 카브레라의 평범한 땅볼은 유격수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이어져 1사 만루가 됐고 다음 타자 데렉 리는 기분이 상할대로 상한 프라이어를 왼쪽 2루타로 두둘겨 3-3 동점을 만들었다. 컵스는 투수를 카일 판스워스로 바꾸고 만루작전을 폈지만 제프 코나인의 희생타로 4-3 역전.승기를 잡은 플로리다는 마이크 모데카이의 3타점 2루타와 후안 피에르의 1타점 적시타가 계속 이어져 순식간에 스코어를 8-3으로 만들어 리글리 필드를 가득메운 컵스팬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플로리다의 세번째 투수 채드 폭스는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시카고의 프라이어는 8회 대량 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컵스는 16일 에이스 캐리 우드를 내세워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반면 플로리다는 마크 레드먼을 선발로 예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염소의 저주란?

1945년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컵스와 디트로이트의 월드시리즈 4차전. 샘 지아니스란 팬이 애완용으로 키우던 염소를 데리고 경기장에 입장하려 하다 거부당하자 “이곳에서 다시는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1908년 이후 37년 만에 우승 꿈을 부풀렸던 컵스는 2승1패로 앞서가다 이 사건이 벌어진 4차전을 내주며 3승4패로 역전패했고 이후 우승은 커녕 한번도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