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염소의 저주’…시카고 컵스의 징크스

  • 입력 2003년 10월 8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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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저주’를 아시나요?

보스턴의 ‘밤비노 악령’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징크스. 보스턴은 초창기 단골 우승팀이었지만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헐값 트레이드한 1918년 이후 85년간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한 불운에 울었다. 밤비노는 루스의 애칭. 반면 루스를 받은 양키스는 이후에만 2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밤비노 악령’ 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염소의 저주’도 있다. 이는 1945년 담쟁이 넝쿨로 유명한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생겼다. 컵스가 디트로이트에 2승1패로 앞선 채 맞이한 월드시리즈 4차전. 샘 지아니스란 팬이 애완용으로 키우던 염소를 데리고 경기장에 입장하려 한 것이 발단이었다. 당연히 입장을 거부당한 그는 “이곳에서 다시는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그래서였을까. 1908년 이후 37년 만에 우승 꿈을 부풀렸던 컵스는 4차전을 내주며 3승4패로 역전패했고 이후 우승은커녕 한번도 월드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다.

저주를 풀기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데서도 두 징크스는 닮았다. 컵스는 84년 지아니스의 손자를 리글리필드에 초대하기까지 했다. 또 보스턴은 99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와 맞붙게 되자 루스의 딸에게 시구를 맡겼지만 1승4패로 패퇴했다.

한편 지난달 22일에는 3명의 컵스 팬이 지구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던 휴스턴전에서 염소를 데리고 입장을 시도하다 저지당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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