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女복서 이인영 “내 인생의 3분의1은 술에 절어 살았다”

  • 입력 2003년 9월 23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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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때리고, 피하고 맞고,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멋졌다. 깨끗했다. 바로 저거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 그래, 복싱을 하자.”

국내 여자복싱의 간판스타 이인영씨(32·사진)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나는 복서다’(들녘)를 펴냈다.

이씨는 이 책에서 고교 졸업 후 미용사보조로 머리 감기는 일과 봉제공장에서 실밥 따는 일, 학원 셔틀버스 운전사, 택시 운전사, 트럭 운전사 등 온갖 직업을 전전하며 헤쳐 온 굴곡 많은 자신의 인생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씨는 또 험난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술을 입에 댔다가 10년간 알코올 중독 상태에 빠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 인생의 3분의 1은 술에 절어 살았다. 술에 바친 세월이 근 10년여. 사랑하는 가족들을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끔찍한 시절이었다.”

알코올 중독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몇 년 전 TV에서 우연히 여자 프로복싱 세계 타이틀전을 보고 복서가 되기로 결심한 뒤부터.

“아 저거다 싶었다. TV를 보자마자 복싱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매일 오전 5시면 어김없이 10km 로드워크에 나서는 이인영. 국제여자복서협회(IFBA) 플라이급 2위인 그는 1위인 칼라 윌콕스(34·미국)와 공석이 된 챔피언 자리를 놓고 27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타이틀매치를 벌인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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