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엔진꺼진 ‘잠수함’…언더핸드투수 후반기 부진

  • 입력 2003년 8월 28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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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투수 수난기인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프로야구는 잠수함 투수들의 독무대. 선발에서는 임창용(삼성)이 다승 1위를 도맡았고 중간계투에선 전승남(LG)이 개막 이후 5월10일 롯데전까지 16경기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기세등등했다.

마무리도 마찬가지. 조웅천(SK)이 박빙의 리드 때는 어김없이 구원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잠수함에 물이 새고 있다. 시작은 선발요원 임창용. 전반기에만 6연승 포함 10승1패를 달렸던 임창용은 후반기 들어서는 7차례 등판해 2승1패 뿐. 더 중요한 사실은 승패를 기록하지 않은 나머지 4경기에서도 3∼5점을 내주며 팀 패배의 빌미를 줬다는 것.

임창용은 27일 급기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그가 2군에 내려간 것은 98년 12월 해태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 처음. 95년 해태에 입단한 뒤 96년까지 김성근 2군 감독의 지도를 받느라 1,2군을 들락날락한 것 말고는 붙박이 1군이었던 그로서는 충격적일 일이다.

임창용은 아직 한화 이승목과 함께 다승 공동2위(12승)에 올라있지만 최근 구속이 시속 140km를 간신히 넘겨 ‘홈런 공장장’이 됐다. 후반기 7경기에서 5회를 넘기지 못한 게 5차례에 홈런도 6개나 맞았다. 26일 광주 기아전에선 홈런 2방을 내주며 겨우 3이닝을 채우고 조기 강판됐다.

전승남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후반기 들어 15경기에 나와 구원승 한번에 홀드 2번만을 기록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을 뿌리는 포인트가 뒤로 밀려 변화구의 각이 무뎌진 탓이다.

‘특급 소방수’ 조웅천도 ‘특급’이란 수식어를 떼어내야할 판. 31세이브포인트(5승5패26세이브)로 아직은 구원부문 1위에 올라있으나 후반기 16경기에서 1승3패3세이브에 7실점. 전반기 28경기에선 10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때문에 마무리 자리 지키기도 벅찬 형편. 26일 한화전에서 7-2로 앞서던 8회 조현수에게 홈런을 맞자 조범현 감독은 즉각 채병룡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조웅천의 올 시즌 평균자책은 2.51이지만 8월 한달만 따지면 3.97이나 된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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