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겨우 사랑하기'…무용담뒤에 밝혀진 진실

  • 입력 2003년 8월 22일 17시 46분


◇겨우 사랑하기/미셸 깽 지음 김예령 옮김/140쪽 6800원 문학세계사

몇몇 독자에게 작가 미셸 깽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지난해 국내에 출간된 ‘처절한 정원’에서 작가는 레지스탕스였던 주인공의 아버지와 삼촌을 통해 양심과 진실에 대한, 가볍지 않은 질문을 유머러스한 문체 속에 제기한 바 있다. 새로 선보인 ‘겨우 사랑하기’는 ‘처절한 정원’의 속편 격.

주인공은 독일 체류 중 독일 여인 잉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주인공은 한 맥줏집 주인을 만나, 전편에서 변압기를 폭파하고 체포됐다가 목숨을 구한 아버지의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맥줏집 주인의 말은, 자신이 바로 폭파범들의 사형을 명령한 독일군 장교였다는 것. 잉에는 “사죄를 받아야 한다”며 펄펄 뛰는데….

희망은 진실에서만 비로소 잉태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작가는 ‘처절한 정원’에 이어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전편은 2001년 파리 페스티벌에서 ‘영화로 만들기 가장 적합한 소설’로 선정됐지만 후반부에 뮌헨올림픽 테러사건이 등장하는 이 작품 또한 영화화의 유혹을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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