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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0일 2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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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는 프로야구가 추태로 얼룩지고 있다. 그 주인공들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던 삼성과 LG라 더욱 실망스럽다.
두 팀은 9일과 10일 대구구장에서 이틀 연속 몸싸움과 빈볼 시비를 일으켰다. 9일 삼성 이승엽과 LG 서승화의 주먹다짐에 이어 10일에도 팬들을 짜증나게 하는 해프닝이 계속 벌어졌다.
삼성 김응룡 감독은 이상한 투수 기용으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1회 선발 강영식이 김재현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자 바로 나형진으로 교체했다. 나형진은 전날 난투극 시비 때 마운드에 있었던 투수. 3회엔 마무리 노장진이 엉뚱하게 조기 등판했다. 그가 5회 이전에 등판한 것은 올 시즌 처음.
이는 전날 LG 이광환 감독이 4-12로 지고 있던 상태에서 삼성 김 감독이 낸 대타 심성보를 고의볼넷으로 거른 이상한 작전지시에 ‘맞불작전’을 놓은 것으로 풀이될 수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노장진은 3회 홍현우에게 2점 홈런을 맞은 뒤 4번 김재현의 오른쪽 팔꿈치를 빠른 직구로 맞혀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튀어나왔다. 9일 같은 주먹다짐은 없었지만 일부 선수들은 흥분한 상태에서 서로 욕설을 퍼부었고 여기에 양 팀 코치들까지 합세해 말싸움을 벌였다.
6분간 경기가 중단된 뒤 박진규 주심은 노장진에게 경고 1회를 주고 양 팀 감독에게 페어플레이를 다짐시키며 사태를 무마시켰다.
삼성과 LG는 프로야구 출범 이래 사사건건 맞붙었던 앙숙. 대표적인 것은 97년 ‘부정 방망이사건’으로 당시 대구 3연전에서 17홈런으로 49점을 빼앗긴 LG는 특별한 증거도 없이 ‘삼성 방망이는 압축배트’라고 딴죽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양 팀은 여러 차례 빈볼 시비를 벌여 서로에게 감정이 많은 라이벌. 어쨌든 이날 경기는 LG의 10―3승.
사직구장에선 롯데가 SK를 13―6으로 누르고 모처럼 2연승했다. 롯데는 2-5로 뒤진 6회 신명철의 시즌 1호 그라운드 홈런 등 2홈런 7안타를 집중시키며 10득점해 승부를 뒤집었다.
대전구장에선 한화 이상목이 현대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12승째를 거두며 삼성 임창용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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