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TK목장의 결투’…LG 서승화와 1대1 난투극

  • 입력 2003년 8월 10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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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밤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LG전에서 삼성 이승엽(오른쪽)과 LG 서승화가 서로 멱살잡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주먹다짐을 벌인 끝에 모두 퇴장당했다. 사진제공 스포츠서울
9일 밤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LG전에서 삼성 이승엽(오른쪽)과 LG 서승화가 서로 멱살잡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주먹다짐을 벌인 끝에 모두 퇴장당했다. 사진제공 스포츠서울
‘천하의 순둥이’도 주먹을 날릴 때가 있나 보다.

삼성 이승엽(27)이 그라운드에서 LG 투수 서승화(24)와 1 대 1 주먹다짐을 벌였다. 무대는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 사건은 8회 삼성 공격 때부터 시작됐다.

삼성이 12-4로 크게 앞선 상태에서 타석에 등장한 이승엽이 LG 장준관(22)이 던진 볼에 맞았다. 또 무사 1, 3루 상황에서 1루주자 마해영이 병살플레이를 하던 LG 유격수 손지환의 송구에 헬멧을 맞았다. 이때 LG는 “수비를 방해했다”고 항의했고 마해영은 “2루쪽으로 정상적으로 달렸는데 LG가 일부러 머리를 맞혔다”고 흥분했다.

양측의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2사 2루 계속된 공격에서 삼성이 대타로 심성보를 내자 LG는 고의볼넷을 지시했다. 4-12로 지고 있는 상태에서 웬 고의 볼넷?

결국 9회초 LG 공격에서 삼성 투수 나형진이 LG 홍현우에게 몸쪽 볼을 던지다 볼넷으로 내보냈고, 다음 타자 장재중에게도 초구에서 몸쪽 공이 들어가자 양쪽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우르르 몰려 나왔다. 이때 LG 서승화가 앞쪽에서 맨 먼저 튀어나갔고 이를 삼성 이승엽이 막으며 둘은 멱살잡이와 함께 주먹다짐을 벌였다. 순간 그라운드는 패싸움으로 이어지며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이승엽과 서승화는 퇴장 조치됐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씨(61)는 “승엽이가 프로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건 처음이다. 집에 돌아와 ‘후배들이 선배한테 반말하고 일부러 맞히고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 그래도 팬들에게 그런 모습 보이면 안 된다고 크게 꾸짖었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출장정지 등의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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