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계곡에 ‘계곡석’이 사라진다

  • 입력 2003년 8월 5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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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가 한창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닷가 아니면 계곡을 찾는다. 이렇듯 바다와 더불어 계곡은 우리 국민에게 너무도 소중한 공적 자산이다. 하지만 전국의 계곡은 사실 심한 속병을 앓고 있다.

바로 계곡석(溪谷石) 파괴다. 계곡에는 집 채 만한 바위에서부터 호박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계곡석들이 박혀 있다. 계곡석은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그 자체로 빼어난 자연경관을 이룰 뿐더러, 어름치 갈겨니 모래무지 마자 쉬리 등 온갖 물고기의 든든한 서식처가 된다.

그러나 지리산 뱀사골, 무주 구천동, 설악산 백담사계곡 등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는 계곡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계곡들은 문제가 심각하다. 단양 새밭계곡, 인제 내린천, 양양 어성전 계곡, 가평 가평천, 평창 흥정계곡엘 한번 가보라. 최근 몇 달 사이 필자가 직접 계곡석이 파괴되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한 곳들이다.

특히 90년대 중반 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전원주택, 펜션 바람 이후 계곡석의 파괴는 가속화되고 있다. 지금처럼 당국의 공권력이 잠자고 있다면 전국의 주요 계곡은 재생이나 복원이 영영 불가능하게 파괴될것이다.

행락객이 버린 쓰레기는 주 을 수 있고, 나빠진 수질은 정화할 수 있으며, 멸종된 물고기는 치어를 양식하여 방류함으로써 복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캐낸 계곡의 바위와 호박돌은 영영 복원이 불가능하다. 정식 건축허가가 떨어진 사유재산인 전원주택, 펜션의 매립한 마당 깊은 속에, 혹은 높은 옹벽과 축대 사이사이에 박힌 계곡석을 되찾아 원래대로 박아 넣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김태운 낚시춘추 편집장 tukim@darakw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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