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심정수 “2인자요? 하하하”

입력 2003-07-27 18:03수정 2009-10-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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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전 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앞서 배팅 연습을 하고 있는 ‘헤라클레스’ 심정수. 원대연기자
‘2인자’는 외롭다.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1인자만 비춘다.

프로야구 심정수(28·현대). 26일 현재 홈런 34개(2위)에 타격 4위(0.337), 득점 1위(69), 출루율 1위(0.487), 타점 2위(87개), 장타력 2위(0.745). 홈런, 타점, 장타력 1위에 타격 15위(0.303)인 이승엽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그러나 심정수는 늘 뒷전이다.

“이승엽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데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지….” “어휴 무슨 그런 말을…. (이)승엽이는 정말 대단한 선수에요. 노력도 정말 많이 하고요. 실력으로 인기를 얻는 것인데 내가 기분 나쁠 이유가 있나요.”

그렇다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까. “라이벌 의식은 분명히 있어요. 승엽이 볼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내년엔 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지요.” 심정수는 이처럼 ‘마지막 승부’를 가슴 속에 담아놓고 산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 중 영어에 가장 능통한 선수. 94년 프로에 몸담으면서부터 미국진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공부를 해온 결과다. 해마다 시즌이 끝나면 학원수강은 물론 외국인으로부터 1 대 1로 회화를 배우기도 했다.

“운동선수는 ‘깡통’이란 말이 듣기 싫었어요. 95년인가 미국에 갔을 때 미국선수들이 내영어를 알아듣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그 뒤로는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심정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제, 바로 계란 얘기다. 그는 알아주는 ‘달걀귀신’. 근육 단련을 위해 삶은 계란을 하루에 수십개씩 먹는다는 얘기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의 팬이 가장 많이 보내는 선물도 삶은 계란 바구니.

# 하루 계란20개 먹으며 근육질로 변신

“요즘도 하루에 20개 이상은 먹어요. 97년 보디빌딩하는 친구 따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배웠어요. 효과가 좋습니다.” 심정수는 웨이트트레이닝 마니아. 다른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져 허덕이는 한여름 오히려 홈런을 더 많이 때려내는 것도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진 체력 때문. 그의 가방엔 삶은 계란 말고도 각종 영양음료가 가득하다. 최근엔 블랙커피 전도사가 됐다. “블랙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10년차의 고참선수가 된 심정수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물론 부상당했을 때죠. 아프기도 하지만 뛸 수 없다는 게 너무 억울했어요. 그래서 목표가 부상당하지 않고 전 경기에 출장하기입니다.”

심정수는 글래디에이터. 안면보호대가 달린 헬멧 차림에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은 영낙없는 검투사다. 그는 2001년 6월 투구에 맞아 왼쪽 광대뼈가 함몰됐고 올해도 개막 두 번째 경기인 4월6일 롯데전에서 왼쪽 뺨을 공에 맞아 25바늘이나 꿰맸다. ‘검투사 헬멧’은 그 때부터 쓰기 시작한 것. 부상이 다 나은 지금도 사용한다.

“처음엔 불편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편해요. 몸쪽 공에 공포심이 있었는데 이 헬멧을 쓰고부터 없어졌어요. 몸쪽 공에 자신이 붙은 거죠.”

심정수 방망이의 비밀 하나. “거포 하면 방망이도 크려니…”하겠지만 그는 ‘꼬마 방망이’를 쓴다. 대부분의 홈런타자들이 쓰는 배트는 900g이 넘는다. 이승엽은 그것도 모자라 국내 선수 중 가장 길고 무거운 34인치에 950g짜리. 그러나 심정수가 쓰는 배트는 830g으로 가장 가볍다.

심정수도 전에는 900g이 넘는 방망이를 휘둘렀다. 가벼운 방망이를 쓴 것은 99년부터.

“시즌을 앞두고 여러 방망이를 시험 삼아 휘둘러봤는데 가벼운 게 손에 착착 감기더라구요. 그래서 쓰기 시작했는데 그해 당시 생애 최다인 31홈런을 때려냈어요.”

# 배리 본즈 쓰던 ‘꼬마 방망이’로 득점1위

심정수의 ‘꼬마 방망이’는 작년 단풍나무 재질로 다시 업그레이드됐다. 물푸레나무로 만든 일반 배트와 달리 조직이 치밀해 잘 부러지지 않는 단풍나무 배트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01년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인 73홈런을 때려낼 때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꼬마 방망이’로 홈런을 펑펑 때려내는 비결은 뭘까? 김용달 현대 타격코치는 “방망이가 작으면 공을 직통으로 맞힐 수 있는 면적도 작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기저항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스윙 스피드가 빨라져 정확히만 맞힌다면 얼마든지 홈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론은 심정수의 배팅 포인트가 그만큼 정확하다는 얘기다.

▼심정수는 누구?▼

○ 생년월일=1975년 5월 5일(28세)

○ 신체조건=1m82, 100kg, 허벅지 둘레 27인치(69cm), 팔뚝 둘레 16.5인치

(42cm), 시력 좌우 1.0(난시라 안경착 용), 우투우타

○ 가족관계=아내 홍성순씨(28)과 2남 종 원(6), 종현(1)

○ 출신교=수유초-청원중-동대문상고(현 청원정보산업고)

○ 야구입문=수유초 4학년 때(선생님의 권유로)

○ 연봉=3억1000만원

○ 소속팀=OB(94∼98년)-두산(99∼

2000년)-현대(2001년∼현재)

○ 통산기록=26일 현재 1002경기

3429타수 1041안타(타율 0.298)

홈런 224개 타점 694개.

○ 친한 동료=김동주(두산) 주형광(롯

데) 박명환(두산)

○ 취미=당구, 수영, 영화보기

○ 별명=에그맨, 헤라클레스, 코끼리

○ 팬클럽인터넷주소=cafe.daum.net/simjs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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