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씨 작년 200억 대출받아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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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6일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돈세탁한 인물로 지목된 김영완(金榮浣)씨가 지난해 7월 H은행에서 200억원대의 자금을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은 이날 H은행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지점에서 김씨의 자금 거래 명세가 포함된 서류를 입수한 결과 김씨가 지난해 자신이 소유했던 서울 강남의 C빌딩에 260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하고 이 지점에서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이 정상적인 자금인지, 정치권 등에 전달하기 위해 인출된 돈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돈의 사용처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김씨가 올 3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국내 재산 대부분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김씨가 지분을 갖고 있던 부동산 개발업체 M사의 임직원을 소환 조사한 결과 김씨가 출국에 앞서 M사에 투자한 자금을 가지급금 형식으로 이미 회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김씨가 또 다른 자신 소유의 빌딩을 다른 사람에게 명의 이전한 사실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특검 수사 직전 재산을 대거 정리한 것은 장기간의 해외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따라서 김씨의 국내 재산을 압류하는 방법으로 조기 귀국을 종용하려던 수사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은 이에 따라 김씨의 가족과 주변 인사들의 재산 명세 등을 추적해 김씨가 국내에 숨겨놓은 다른 재산이 있는지를 조사할 것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함께 “김씨가 출국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국내 재산 대부분을 처분했으며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끝날 때인 2007년까지 입국하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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