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화 “물방망이? 불방망이야”

  • 입력 2003년 6월 11일 18시 16분


코멘트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부활하는가.

한화는 10일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6개를 포함 14안타를 터뜨려 17-8로 대승했다. 17득점은 올 시즌 프로야구 한 팀 최다득점이며 한 경기 홈런 6개도 팀 신기록.

홈런 중에는 김태균과 송지만이 터뜨린 만루홈런이 2개나 있다. 10여년 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되살아난 듯 하다.

빙그레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팀 창단 4년째인 1989시즌부터. 현재 한화 감독인 유승안과 타격수위 고원부, 최다안타 이강돈, 정확한 타격을 앞세운 이정훈과 홈런타자 장종훈이 포진해 팀타율 1위(0.276)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한화는 1∼6번인 이정훈 조용호 이강돈 장종훈 강정길 유승안의 막강타선을 앞세워 92년까지 4시즌 중 3번이나 2위에 오르며 강팀으로 성장했다.

현재 한화의 팀타율은 0.249로 8개팀 중 7위. 공동 5위를 함께 달리는 LG(0.235)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하지만 유승안 신임감독의 얼굴은 밝다. “한번 터져줬으니 이제는 언제든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시즌 경기의 40%를 넘게 소화하는 동안 이렇다할만한 계기가 없어 고민이었는데 한 차례 거세게 타올랐으니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으리라는 분석.

한화가 활기를 보이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장종훈 조경택 등 고참들이 2군에 머무르고 있는 공백을 신진들이 기대이상으로 채워주고 있기 때문. 신예 거포 김태균이 생애 첫 번째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부진에서 벗어났고 조현수 심광호 임재철이 나란히 올 시즌 첫 홈런을 때려낸 것도 고무적이다.

한화의 방망이가 살아난 데는 고참과 용병의 팀 배팅도 한 몫을 했다. 10일 기아전 4회 무사 1루의 찬스에서 히트앤드런 작전이 걸리자 송지만은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도 필사적으로 방망이를 갖다대 안타를 만들며 0-0의 균형을 깼다. 이어 용병 메히아도 큰 스윙을 줄이고 의식적으로 밀어쳐 찬스를 이어간 덕분에 대거 7점이나 뽑아낼 수 있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