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비노바 바베…'…간디 제자가 말한 ‘선각자 간디’

  • 입력 2003년 5월 16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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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바 바베, 간디를 만나다/비노바 바베 지음 김문호 옮김/264쪽 1만원 오늘의책

“그는 무언가를 받으러 온 사람이 아니라 주려고 온 사람입니다.”

1917년, 마하트마 간디는 일찍이 그를 찾아와 함께 활동 중이던 청년 비노바 바베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바베는 간디가 암살돼 사망하기 전까지 그를 곁에서 따랐으며, 이후에는 간디의 사상을 실천하고 전파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동시에 그는 7년 동안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토지헌납운동을 펼쳐 스코틀랜드 면적과 맞먹는 4000만 에이커의 땅을 헌납받은 뒤 가난한 농부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이 책의 편자인 슈리 칸티 샤는 비노바가 남긴 300여편의 연설과 기록들로부터 간디의 삶과 사상을 설명한 부분만을 추려 일관된 체제로 엮었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글을 모았지만 (간디 사상의) 혼합물이 아니라 화학적 용해물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그는 말한다.

바베는 무엇보다 멀리 앞을 내다보는 ‘선각자’로서의 간디의 모습을 강조한다. 일단 자치(스와라지)가 이루어지고 나면 사람들이 더 이상 이 개념에 감동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자치 이후를 위한 새로운 목표(탄트라)가 필요하다고 간디는 내다보았다는 것.

간디가 제시한 새 목표는 발전(사르보다야)이었다. 이 목표가 완성될 때 자신의 세대는 간디를 새로운 세대에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노바는 말한다.

사티아그라하(비폭력저항)의 기초를 간디가 ‘각 사람 가운데 있는 선함을 깨닫고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보았다는 점도 새롭다. 사티아그라하의 본질은 ‘폭력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올바른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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