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하느님의 보트'…사랑의 광기에 끝없는 유랑

  • 입력 2003년 4월 18일 17시 20분


◇하느님의 보트/에쿠니 가오리 지음 이정환 옮김/272쪽 8000원 자유문학사

일본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유랑하는 어머니 요코와 딸 소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나간 일은 절대로 바뀌지 않거든. 항상 그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거야. 지나간 일만이 확실한 우리 것이라고 생각해”라고 요코는 말한다.

‘확실’한 것이 어디 있으랴. 사랑이든 행복이든 또는 불행이든. 어느 시점, 내 안에 자리 잡은 실체는 한시적으로만 확실할 뿐.

모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남편이자 아버지를 기다린다. 이들은 한 곳에 머물러서는 그를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있든 반드시 찾아 내겠다”는 말을 믿기 때문이다. 자라며 안정을 찾고 싶어 하는 소코는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가고, 요코는 자신이 떠나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작가는 “조용한 이야기지만 광기(狂氣)를 다룬 작품이다. 지금까지 내가 쓴 작품 중에서 가장 위험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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