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저편 289…손기정 만세! 조선 만세!(17)

  • 입력 2003년 4월 10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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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큐 파파 큐큐 파파 어제까지는 모래톱만 한 바퀴 돌았지만 오늘은 삼랑진역까지 달린다 알았나! “예 파파 큐우 파파” 왕복 60리다 장거리를 달리기 위해서는 첫째가 호흡 둘째가 자세다 호흡은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두 번 들이쉬고 두 번 내쉬고 해 봐라 “큐큐 파파 큐큐 파파” 그렇지 억지로 들이쉬려고 하면 안 되고 파아 하고 숨을 세게 토해봐라 “파아” 다시 한 번! 파아 하고 끝까지 내쉬어라! “파아 큐우” 어떠냐 힘 안들이고 많이 들이쉴 수 있재? “정말 그렇네” 숨이 가빠지면 이렇게 팔을 크게 벌리고 큐우 파아 심호흡을 해라 큐우 파아 산소를 한껏 폐로 들여보내는 기다 “큐우 파아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뒤에서 자세를 볼 테니까네 먼저 달려라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하나둘! 다리가 안으로 좀 굽었다 그렇지 똑바로 일직선상으로 그래 큐큐 파파 발꿈치부터 착지를 하고 발바닥을 굴리듯이 중심을 이동시킨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몸이 앞으로 기울지 않게 해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그렇게 힘주면 나중에 저린다 큐큐 파파 힘을 빼라 내가 시계추라고 생각하고 팔과 다리를 그렇지 그래 허리가 좌우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스스로도 알겠재 훨씬 편해진 거 큐큐 파파 큐큐 파파 “파 파 파 숨이 좀 힘들다” 숨이 가쁘다는 것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증거다 형하고 같이 뛸 때는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속도로 혼자서 뛸 때는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정도의 속도로 뛰어라 큐큐 파파 얘기도 못하겠고 콧노래도 안 나오면 빠르다는 뜻이다 속도를 줄여라 더 더 천천히 오래 달리려면 숨이 가쁘지 않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봐라 날이 밝았다 칠탄산에서 태양이 오르고 종남산으로 달이 졌다 이쁘재? 형은 8월의 새벽에 달리는 게 제일로 좋더라 큐큐 파파 큐큐 파파 턱을 들면 상체가 뒤로 젖혀지고 허리에 부담이 간다 야 야 너무 아래로 당겼다 구부정히 하고 달리면 폐가 짓눌려서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큐큐 파파 앞으로 약간 숙이고 5미터 정도 앞을 봐라 큐큐 파파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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