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사 앞에 당당한 언론’

  • 입력 2003년 4월 6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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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점에서 제47회 신문의 날을 맞는다. 신문은 민심을 반영하고 대화를 활성화하는 창(窓)이다. 그런 신문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겸허한 자세로 돌아보면서 신문에 주어진 사명과 책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오늘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뒤 처음 맞는 신문의 날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권주변에서 ‘언론개혁’이라는 말이 끝없이 오르내리면서 취재시스템 변경 등 구체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에서 언론도 예외일 수 없으며 노 대통령이 말하는 ‘권력과 언론의 긴장관계’에 대해서도 큰 맥락에서 공감한다. 또 잘못된 취재시스템이 있으면 빨리 버리는 것이 옳다.

하지만 그것이 언론을 통제하고 권력의 도구로 만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우리는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해 어떤 시련과 도전에 대해서도 의연하고 당당하게 맞설 것이다. 신문에 주어진 소명은 독자에게 진실만을 전하는 것이다. 신문이 주어진 역할을 다했느냐에 대한 최종 평가는 국민에게 달려 있다. 언론의 자유야말로 민주사회 구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확신한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는 ‘독자에게 떳떳한 신문, 역사 앞에 당당한 언론’이다. 신문은 독자의 신뢰를 상실할 때 존재 기반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독자의 어떤 날카로운 지적에도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언론이 역사 앞에서 당당하려면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냉철한 역사의식을 지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 가짐부터 새롭게 하려 한다. 신문을 향한 외부의 비판과 주문에 대해 열린 자세로 귀기울일 것이다.

오늘날 언론의 역할이 막중해지면서 신문이 더욱 정도(正道)와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은 책임을 통감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버팀목인 언론 자유를 위해 우리의 사명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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