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클릭]'천수답' 증시

  • 입력 2003년 3월 31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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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제때 오지 않으면 물을 댈 수 없어 가뭄이 드는 논을 천수답(天水畓)이라고 한다. 지금은 곳곳에 댐과 저수지가 많이 만들어지고 지하수 개발이 활발해 천수답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천수답’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사면 주가가 오르고 팔면 떨어진다. 투자신탁 증권회사 보험회사 투자자문 등의 결산일이었던 31일, 기관들이 수익률을 좀 더 좋게 하려고 보유 주식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윈도 드레싱’에 나섰지만 주가는 폭락했다.

2452억원어치에 이르는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에 증시는 맥없이 무너졌다. 비가 안 오면 기우제를 지내는 등 야단법석을 떨지만 천수답에서는 별다른 소용이 없는 것처럼 외국인이 주식을 내다 팔면 백약이 무효다.

이날 결산을 맞은 증권 투신 투자자문 등의 상당수는 적자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천수답 증시에서 주식관련 업무에만 힘을 쏟은 ‘천수답 비즈니스’ 탓이었다. 반면 일부 투자자문사는 선물·옵션 등을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도입해 비교적 많은 흑자를 냈다. 천수답에서 벗어나야 증시가 살고 투자자와 기관들도 함께 산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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