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신들린 김주성…블록슛 8개 한경기 최다 기록

  • 입력 2003년 3월 26일 0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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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남았다.’

농구에서 높이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한판이었다. ‘골밑을 지배해야 승리한다’는 말은 TG엑써스와 LG세이커스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1차전에서 리바운드수 38-24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첫판을 잡아낸 TG는 25일 창원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철저한 포스트 공략을 앞세워 86-71로 크게 이겼다.

2연승을 달린 TG는 남은 3경기에서 한번만 더 이기면 프로 원년인 97시즌 이후 6년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

올 시즌 신인왕인 TG 센터 김주성은 40분을 풀로 뛰며 19점에다 8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골밑을 장악했다. 시즌 막판 대체 용병으로 TG에 가세한 포워드 데릭스 역시 경기 내내 단 1초도 쉬지 않고 13점, 13리바운드를 올리는 수훈을 세웠다. 1차전에서 불면증 탓에 부진했던 TG 잭슨(25점)은 승부가 갈린 후반에만 17점을 집중시켰고 국내 프로농구 최고령인 허재(38)는 30분 동안 12점, 7어시스트로 이름값을 해냈다. TG 전창진 감독은 “지역방어를 비롯한 수비 전술이 잘 먹혀들었고 주전들의 적절한 교체로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었다”며 “3연승으로 결판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반면 LG는 박규현과 김경록을 ‘베스트5’로 기용하는 변칙 용병술까지 써가며 수비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포스트 열세에다 공격력 약화로 연패에 빠졌다. 게다가 팀내 선수 연봉의 절반 가까운 강동희(1억7000만원)와 김영만(2억2000만원)을 컨디션 난조로 거의 출전시키지 않아 고비용 저효율의 맹점을 드러냈다. 1차전에서 부진을 보였던 이들은 2차전에서도 강동희가 6분 출전에 6점 2어시스트, 김영만이 10분을 뛰고 고작 2점에 그쳤다. LG 김태환 감독은 “수비에 치중하느라 주전들의 기용 시점을 놓쳤다”고 말했다.

LG의 거친 수비에 턴오버가 쏟아지면서 전반을 37-35로 끝낸 TG는 후반 들어 잭슨과 김주성의 활발한 공격으로 3쿼터를 61-51로 끝내며 승기를 잡았다. 4쿼터에는 양경민(12점)이 10점을 집중시킨 데 힘입어 경기 종료 3분13초 전 77-65로 앞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3차전은 27일 원주에서 계속된다.

창원=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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