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월 전망]"3월 기업실적 급락"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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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전망하는 국내 기업들의 예상 실적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미국-이라크전쟁으로 유가와 환율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가계대출의 부실로 금융업종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이 매월 발표하는 101개 상장기업의 ‘월간 실적 전망’에 따르면 3월의 2002년과 2003년의 순이익 전망은 1월에 비해 각각 10% 이상 떨어졌다.

리서치팀 조익재 팀장은 “전쟁과 북핵 위기로 기업들의 교역여건이 예상보다 나빠져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다 예상보다 많은 상여금이 고정화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지속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적 전망 줄줄이 하락〓3월 메리츠의 리서치팀은 101개 상장회사의 2002년과 2003년 예상 순이익을 26조741억원과 29조1968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치 29조9000억원(2002년), 32조1000억원(2003년)에 비해 각각 15%, 10% 낮아진 것.

같은 기간 예상 매출액도 2002년은 417조원에서 397조원으로 4.8%, 2003년은 450조원에서 426조원으로 5.6% 낮아졌다.

금융업종과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의 부진이 주된 이유다. 가계대출 부실과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금융업종의 2002년 예상 순이익은 5조5000억원(1월)에서 4조1000억원(3월)으로 25.5% 떨어졌다. 조 팀장은 “금융회사의 위기는 금융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제조업체의 실적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IT하드웨어 업종의 예상 순이익도 1월 9조6000억원에서 3월엔 8조2000억원으로 14.6% 낮아졌다.

▽실적전망이 좋아지는 기업은?〓그러나 올해 예상 실적치가 1월보다 좋아진 업종과 종목도 적지 않다.

에쓰오일 SK㈜ 등의 정유업종과 호남석유화학 등의 석유화학 업종이 대표적. 올해 정유업종의 예상 순이익은 1월 4400억원에서 3월엔 6321억원으로 43.7% 증가했다. 이성원 애널리스트는 “정유는 가격에 따른 수요가 일정한 편”이라며 “최근 가격 경쟁이 줄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이 밖에 투자의견이 ‘중립’에서 ‘매수’로 바뀐 기업은 현대중공업(흑자전환 전망), 금강고려화학(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당가치 상승) 등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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