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금리에…주식-부동산 불안…"해외펀드 투자 적기"

  • 입력 2003년 3월 17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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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몰려드는 시중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자 예금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다.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는 이자소득세를 빼고 나면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됐다.

퇴직금을 받고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은행에 돈을 맡길수록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북한핵 위기 △이라크전쟁 임박 △반도체가격 폭락 △기업 분식회계 △경기침체 등 위험요소가 너무 많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부동산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올라 지금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앞선다.

이처럼 국내 투자상품이 마땅치 않을 때는 해외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도 틈새시장은 있게 마련이고 그 틈새를 노린 투자상품도 많다.

특히 작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채권형펀드는 안정성을 갖춘데다 투자수익률도 8%를 넘어서 고객들의 인기가 아주 높았다.

▽한미은행, 가장 적극적〓은행권에서는 한미은행이 템플턴 및 슈로더투신운용과 손을 잡고 다양한 해외뮤추얼펀드를 팔고 있다.

투자대상은 주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및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의 주식과 채권이다. 작년에는 슈로더가 운용하는 이머징마켓 채권펀드가 짭짤한 재미를 봐 연간수익률이 26.2%나 됐다.

이 펀드는 신흥시장의 채권시장에서 정부 및 정부기관이 보증한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는데 ‘고위험 고수익’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97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것처럼 신흥시장 국가도 언제든지 비슷한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이밖에 미국 국공채펀드, 미국달러채권펀드, 유로채권펀드 등도 작년 수익률이 8.24%, 8.9%, 8.2% 등으로 은행정기예금 금리의 2배에 달했다.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펀드는 템플턴이 운용하는 미국 국공채펀드. 미국정부가 원금 및 이자지급을 보증하는 주택저당채권(MBS)에 100% 투자한다는 안정성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올해 2개월만에 624억원어치를 팔았다.

▽씨티은행, 판매규모가 크다〓씨티은행은 지금까지 메릴린치의 미국국공채펀드를 2612억원어치나 팔아 최고 히트상품으로 부각됐다. 지난해 수익률도 7.6%로 높은 편. 반면 주식형펀드는 세계적인 증시침체 영향으로 수익률이 ―20%로 추락하며 가입자도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은 작년 9월부터 미국국공채펀드를 팔았는데 실적이 1445억원이나 된다. 1월부터 팔고 있는 피델리티 국제채권펀드는 수익률이 18.58%로 아주 높다. 유럽 일본 미국의 국채 및 지방채에 70%를, 우량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에 30%를 투자한다.

이달 3일에는 아멕스의 미국 및 유럽채권형 펀드 판매를 시작했는데 열흘만에 830억원어치가 팔려 인기도를 실감케 했다.

이 펀드는 미국과 유럽지역의 정부채권과 정부관련기관의 보증채권, 신용우수등급 회사채에 분산투자한다.

또 펀드운용사가 투자를 위해 원화를 갖고 달러나 유로화를 살 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만기에 원화로 환전할 때도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가능성을 없앴다.

하나은행은 자회사인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의 ‘토털 리턴 채권투자신탁’ 상품을 팔고 있다. 한국정부 또는 국내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이나 외국정부 및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다. 연간수익률은 5.27∼5.89% 수준이며 작년에만 4326억원어치가 팔렸으며 올해에도 959억원어치가 팔려 인기가 좋다.

▽HSBC, 채권형에 주력〓HSBC는 프랭클린템플턴이 운용하는 3개의 채권형펀드를 팔고 있다. 글로벌마켓 펀드는 지난해 19.05%의 수익을 내 투자자들을 즐겁게 했다. 세계 각국의 우량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았지만 투자위험성을 감안해야 한다.

안정성면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채권형펀드가 단연 돋보인다. 투자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과 비교할 때 3%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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