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설기현 11호골 폭발

  • 입력 2003년 3월 17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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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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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2002∼2003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1부리그) 안데를레흐트-몽스전.

안데를레흐트의 태극전사 설기현(24)이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1분 교체 멤버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설기현이 빠른 몸놀림으로 몽스 수비진을 휘저으며 활기를 불어넣자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고 후반 15분 예스트로비치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아르나가 골문 중앙으로 센터링한 순간 설기현이 달려들며 오른발로 찬 볼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2-1. 안데를레흐트의 승리를 확정지은 결승골이었다.

이는 또한 ‘2002월드컵 스타’ 설기현의 벨기에 진출 이후 한 시즌 최다골인 11번째 골. 1월26일 메헬렌전 이후 컵대회를 포함해 9경기 만의 골이었다.

설기현의 활약에 힘입어 1승을 추가한 안데를레흐트는 17승2무6패(승점 53)로 18개팀 중 2위 자리를 지켰다.

2000년 8월 앤트워프팀에 입단하며 벨기에 프로리그에 발을 내디딘 설기현은 2000∼2001시즌에는 22경기에서 10골을 뽑아냈지만 2001∼2002시즌에는 개막을 앞두고 허리를 다쳐 20경기에서 3골에 그친 바 있다.

한 시즌에 11골을 터뜨린 것은 역대 유럽 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한 한국선수들과 비교해도 대단한 성적.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슈퍼스타로 활약한 차범근은 78년부터 11시즌 동안 308경기에서 98골을 뽑아내 시즌당 8.9골을 기록했다.

이날 골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놓고 구단과 불화를 빚어 교체멤버로 전락한 설기현이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통쾌한 한방을 날린 것이기 때문.

설기현은 “오랜만에 골을 넣으니 기쁘고 힘이 난다. 빅리그 진출 여부는 소강상태이며 매니지먼트사에 모든 문제를 맡기고 남은 경기에서 골을 더 많이 터뜨리고 싶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24일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뤼헤와의 경기에 출전할 전망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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