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침묵으로 지은 집'…사회학자 조은교수 첫 장편

  • 입력 2003년 3월 14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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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지은 집/조은 지음/317쪽 8500원 문학동네

여성사회학자인 동국대 조은 교수(57)의 첫 장편소설. 6·25전쟁 때 아버지를 잃은 다섯살짜리 꼬마 소녀가 살아 온 50여년의 세월이 그려져 있다.

자전적 소설에는 홀몸으로 두 자녀를 키운 어머니, 교복을 입은 채 피란을 가다 폭격을 맞아 세상을 떠난 언니, 유신반대 데모를 주동한 형 때문에 강제징집됐다 의문사한 동생, 군사정권 아래서 군복무를 하다 월북한 대학 동기 등 굴곡 많은 한국 현대사가 여성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기억’에 갇힌 ‘그녀’. ‘그녀의 봉인(封印)된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아무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 역사의 미로로 들어서는 일 같았다.’

“‘어떤 기억들’에서 놓여나고 싶었다”는 저자는 “사회학자의 틀을 벗는 ‘소설 쓰기’가 갖는 의미와 부담, 부재(不在)의 역사 쓰기에 대한 채무라는 문제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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