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공포(Tiger Phobia)’ 재출현.
매년 50개 대회 정도가 열리는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는 두 종류로 분류된다. 그 기준은 바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출전 여부.
지난해 우즈가 출전한 대회의 TV 시청률이 다른 대회보다 평균 두 배 이상 높았다는 것은 그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미국PGA투어 멤버들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지만 모두들 우즈 앞에서는 ‘호랑이 앞에 쥐’. 우즈가 지금까지 미국PGA투어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29개 대회에서 무려 27승(우승확률 93%)을 거뒀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17일 전 세계 골프팬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라호야 토리파인스GC(파72)에서 열린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450만달러) 최종 4라운드도 마찬가지.
무릎수술 후 2달 만에 투어에 복귀한 우즈는 역시 ‘골프황제’다웠다. 이날 4언더파를 추가한 우즈(16언더파 272타)는 4타 차의 여유 있는 우승을 이끌어내며 건재함을 알렸다. 통산 35승째.
이날 ‘타이거 공포’의 최대 피해자는 필 미켈슨(미국). 그는 미국PGA투어(2000투어챔피언십)에서 최종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우즈를 꺾은 단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 특히 그는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2000, 2001년 대회 연속 우승자였기 때문에 현지 언론은 올 시즌 초반 최고의 명승부를 점쳤다.
하지만 2001마스터스 이후 2년 만인 우즈와의 ‘챔피언조’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미켈슨은 브래드 팩슨(미국)과 나란히 이븐파(72타)에 그치며 우즈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이 대회 직전 우즈가 쓰는 골프클럽(나이키)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그는 뭔가 보여주려는 듯 의욕적인 드라이버샷을 날렸지만 잇따라 러프에 빠지는 바람에 자멸했다. 이로써 두 선수가 동반출전한 대회(총 96개 대회)에서 우즈는 26승, 미켈슨은 6승을 마크하고있다.
미켈슨은 경기 후 “우즈가 두려웠다. 그것은 나만의 핸디캡은 아니다”라고 실토했다. 반면 팩슨은 “오늘 내 역할은 우즈와 미켈슨 대결의 심판이었다”고 말했다. 우즈에 단 1타 뒤진 채 출발했지만 팩슨은 처음부터 마음을 비웠던 것. 우즈에 대한 두려움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제 관심사는 우즈의 공백기에 미국PGA투어에서 2연승을 올리는 등 올 시즌 5개 대회에서 무려 4승을 거두며 펄펄 날고 있는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와의 맞대결. 두 선수의 올 시즌 첫 만남은 27일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악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이뤄진다.
엘스도 ‘타이거 공포’의 희생자 중 한 명. 과연 엘스가 상승세를 몰아 생애 첫 미국PGA투어 상금왕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우즈가 엘스 돌풍을 잠재우며 상금왕 5연패를 달성할 것인가.
올 시즌 두 선수의 첫 대결에 어느해보다 관심이 집중된다.
타이거우즈가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을 때의 결과 | |
미국PGA투어 | 27승2패 |
유러피언투어 | 3승2패 |
메이저대회 | 8승0패 |
총계 | 30승4패 |
뷰익인비테이셔널 골프 최종 성적 | ||||
순위 | 선수 | 파 | 스코어 | 상금(달러) |
① | 타이거 우즈 | -16 | 272(70-66-68-68) | 81만 |
② | 칼 페터슨 | -12 | 276(69-68-70-69) | 48만6000 |
③ | 브래드 팩슨 | -11 | 277(70-64-71-72) | 30만6000 |
④ | 필 미켈슨 | -10 | 278(69-68-69-72) | 18만6000 |
아론 오버홀저 | -10 | 278(65-70-72-71) | 18만6000 | |
브리니 베어드 | -10 | 278(70-65-72-71) | 18만6000 |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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