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8월의저편 229…강의왕자(5)

  • 입력 2003년 1월 28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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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큐 파파 큐큐 파파 아버지가 자리보전을 한 지 사흘이다 의사는 이삼일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큐큐 파파 좋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열도 높고 많이 아파하는 게 예사롭지 않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그래도 열이 내리지 않았으면 의사를 불러야겠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어머니는 화를 내고 있다 인혜가 당신한테 의논도 하지 않고 의사를 불렀다고 해서 단독은 주사를 놓으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상식이라면서 하지만 큐큐 파파 나는 인혜의 판단이 잘못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어머니와 의논하지 않은 것은, 어머니의 정신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소원이 그런 일을 당한 후로 늘 오락가락 오락가락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아버지 대신 가게를 보느라 지난 사흘 동안 달리지 못했다 아 그렇지 큐큐 파파 어제는 8시 기차로 물건이 도착해서 리어카를 끌고 역까지 달려갔다 큐큐 파파 돌아오는 길은 상자를 열 개나 쌓아올리고 무거웠지만 연습에는 오히려 좋았다 몸을 좀 더 힘들게 해야 한다 몸을 좀 더 궁지에 몰아넣어야 한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면장갑을 끼고 올 걸 그랬다 손가락 끝이 얼얼하다 큐큐 파파 시리다 역시 달리기는 한여름이 최고다 집도 나무도 풀도 큐큐 파파 태양 아래 있는 모든 것이 불을 뿜는 것 같은 뜨거움 속에서 태양처럼 뜨거운 심장으로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아이고 시리다! 코와 귀가 바람에 뜯겨나가는 것 같다 우철은 목에 감고 있던 수건으로 코를 풀고 속도를 늦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큐큐 파파 하늘은 우물 속처럼 새카맣고 구름은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하양이었다 구름이 나를 앞서 달린다 저 높은 곳에서는 바람이 더 세게 부는 모양이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우철은 삼나무집 앞을 지났다 노란색 달무리가 어려 있는 보름달 아래 숨죽이고 있는 집은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듯 보였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다섯 번을 돌았다 속도를 최대한 올려서 한 바퀴 더 뛰고 돌아가자 큐큐 파파 큐큐 파파 어머니는 이 쪽에는 얼씬도 안 하지만 큐큐 파파 나는 이 장소를 큐큐 파파 슬픔을 회피하고 싶지 않다 큐큐 파파 수건을 목에 묶고 두 팔을 벌리고 가슴을 쫙 펴고 용두목 늙은 버드나무 앞에서 후 코로 숨을 들이쉬고 하 내쉬고 한껏 들이쉬고 후 숨과 어둠과 슬픔의 균형을 깨기 위해서 우철은 달려나갔다 큐큐 파파 큐큐 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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