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나서]세 밑 잠시 사색의 시간을

  • 입력 2002년 12월 27일 17시 43분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한탄하며 우울해하기 보다는/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이제, 또 살아야하지요/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한해의 잘못을 뉘우치며/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이해인 수녀의 ‘12월의 엽서’)

‘책의 향기’팀은 한해를 떠나보내는 송년호라는 의미를 고려해 우리 삶을 환하게 밝혀주는 사진들이 담긴 ‘LOVE’ ‘FRIENDSHIP’ ‘FAMILY’를 이번 주 1면에 소개합니다. 정신 없이 숨가쁘게 달려온 걸음을 잠시 멈추고, 세상에 부대끼며 사느라 강퍅해진 마음을 훈훈하고 넉넉하게 채워보자는 뜻에서 골라보았습니다.

가슴을 찡하게 하거나 웃음을 머금게 하는 사진들은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친구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또 대답까지 전해줍니다. ‘친구네 집에 가는 길은 먼 법이 없다’ ‘사랑하는 영혼만이 행복하다’ 등의 잠언을 음미하다보면 우정과 사랑, 가족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배우게 됩니다.

‘그 어떤 폭탄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 사진들은 의미 있는 제안을 합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로 인해 마음을 다쳤거나 가슴을 닫아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이젠 너무 늦었어”라고 생각하기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라고 생각을 고치면 안되겠느냐고.

연말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에게는 ‘인간이라는 자연의 미래’와 ‘역사론’을 권합니다. 클래식음악과 책, 둘 다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모차르트 평전’과 ‘모차르트-혁명의 서곡’을 비교하며 읽으면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판타지문학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 독자들에겐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들을 손에 잡으면 신이 날 것입니다.

이제 한해의 흔적을 되짚어보면서 ‘책의 향기’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내년에도 더욱 알찬 지면으로 만나 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미석기자 출판팀장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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