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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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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노 당선자의 승리는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이 아니다’고 규정한 것은 표심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민주당에서 DJ 색깔을 벗겨내는 것이 개혁의 출발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과감한 인적청산을 전제로 한다. 국정농단이나 권력형 부정부패와 관련해 끊임없이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사들이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 그쳐서는 ‘노무현 당’으로 포장만 바꾼 정도에 불과하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현 정권의 실정에 공동책임을 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도마뱀 꼬리자르기’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노 당선자가 공약한 대로 국민참여경선이나 상향식공천 등을 통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혁은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정치풍토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저비용 고효율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 때에만 진정 현 정권을 극복하고 새 정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내부개혁 및 신구세력간의 갈등과 마찰의 파장은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정치권 전반에 확산될 게 틀림없다. 활로 모색에 부심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부혁신 움직임과 맞물릴 경우 정치구도 자체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회창 이후’의 후계구도가 불투명한 한나라당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당의 체질변화를 통해 거센 변혁의 흐름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기대와 우려, 가능성과 위험성이 혼재한 전환기일수록 집권세력에 대한 야당의 강력한 견제역할은 더욱 막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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