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LG증권 홍콩법인, 주식대금 못받아 124억 손실

  • 입력 2002년 12월 17일 22시 11분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주식 17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가 결제하지 못하는 초대형 미수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들 기관투자가는 외국인을 가장한 한국인일 가능성이 있는데다 국내 종목들을 대상으로 주가조작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은 17일 홍콩 현지법인에서 관리하고 있는 ‘OZ 캐피탈’ 등이 12개 계좌에서 11∼13일 삼성전자 주식 47만8690주(약 1700억원)를 매수한 뒤 매입 대금을 입금하지 않아 미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수란 주식을 산 뒤 대금을 입금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LG증권 서울 본사는 사고 계좌들이 갖고 있던 LG전자와 가야전자 주식은 내다팔았으나 삼성전자 주식은 그대로 팔면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LG증권 자체 자금으로 전량 매수했다. LG증권은 이 과정에서 8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LG증권은 증시 상황을 보아가며 삼성전자 주식을 조속한 시일 안에 매도할 계획이다. LG증권은 또 OZ 캐피탈 등에 채권담보로 42억원을 빌려줬지만 받지 못하고 있어 총손실 금액이 124억원이라고 밝혔다. LG증권은 삼성전자 주식 미수사건이 일어난 즉시 홍콩 현지법인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으며, 현지 변호사를 통해 손해배상을 제기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수를 낸 외국인 투자자는 대부분 말레이시아와 홍콩, 아일랜드에 있는 역외펀드”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인이 위탁증거금을 면제받기 위해 해외에 만든 역외펀드로 추정하고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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