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제대로 보기]이미지 쇄신위한 상호변경 안정성 해쳐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8시 12분


소너스테크놀로지스는 14일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社名)을 인지디스플레이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의 사명은 2000년 7월 당시 대표이사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뒤 2년여만에 두 번 바뀌었다. 그때마다 대주주와 대표이사도 함께 바뀌었다.

액정표시장치(LCD) 부품을 만드는 이 회사의 경쟁력 순위는 그 사이 줄곧 후퇴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지적.

코스닥시장에서 이름을 바꾼 회사는 99년 21개사, 2000년 80개사로 급증하다 작년 39개사로 줄어들더니 올해는 상반기에만 37개사로 다시 크게 늘어나는 추세.

초기에는 첨단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텍’ ‘네트’ ‘컴’ ‘캐피탈’ ‘테크놀로지’ 등의 표현을 많이 사용했으나 요즘엔 ‘바이어블코리아’를 ‘브이케이’로 바꾸는 것처럼 종전 상호를 간략하게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상호 변경은 합병, 신규사업 진출 등 기업 내용이 바뀔 때나 최대주주 및 경영진 변동을 계기로 이미지를 쇄신하려 할 때 주로 이뤄진다.

‘묻지마 투자’가 판치던 2000년만 해도 상호 변경은 주가를 띄우는 강력한 호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약발이 떨어져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는 건 아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깨달으면서 상호 변경 자체보다는 그 배경에 따라 주가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난다.

워낙 튼튼한 회사라면 영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희생하면서 굳이 이름을 바꿀 이유가 없다. 상호 변경은 경영권이나 펀더멘털과 관련해 뭔가 변화가 진행중임을 시사한다. 합병, 신규사업 진출, 인수후 합병(A&D)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순히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간판을 바꾸는 것은 ‘현재 영업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자인하거나 ‘어떻게든 주가를 띄워야 할 이유가 있다’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너스테크놀로지스 상호변경 일지▼

2000년 7월 4일 검찰, 대표이사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 발표

2001년 5월 18일 상호 변경:세종하이테크→소너스테크놀로지스

2002년 3월 27일 최대주주 변경:소너스마린에스에이→임○○

2002년 12월 14일 상호 변경:소너스테크놀로지스→인지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변경:임○○→정△△, 이▽▽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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