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꼬인다 꼬여”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8시 07분


16일은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사진)의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메가톤급 악재가 연이어 터진 날.

봅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은 윈터미팅이 열리고 있는 테네시주 내쉬빌의 오프릴랜드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마무리는 매트 맨타이”라고 못박았다. 맨타이는 부상으로 중도하차한 2000년 시즌 중반까지 애리조나의 원조 마무리.

더욱 김병현을 곤혹스럽게 한 것은 트레이드설의 패키지 파트너였던 왼손 거포 에루비엘 두라조의 이적과 선발투수의 보강. 두라조는 무려 4팀이 참가한 연쇄 트레이드에 의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갔고 애리조나는 신시내티 레즈로부터 오른손 선발투수 엘머 드센스와 현금 보상을 받았다.

드센스는 올시즌 30경기에 선발로 등판, 7승8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은 3.03으로 내셔널리그 6위에 오른 중견투수. 2000년에는 11승5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의 내년 시즌 선발진은 랜디 존슨-커트 실링-드센스-미구엘 바티스타-존 패터슨으로 짜여져 김병현이 갈 곳은 중간계투 뿐.

물론 브렌리 감독은 “김병현의 선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차차 이닝수를 늘리며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훌륭한 셋업맨이자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마무리 보험용으로 김병현을 데리고 있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봉조정 신청자격을 획득한 김병현의 내년 연봉이 200만달러는 될 것으로 보여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는 애리조나가 중간계투에게 이만한 돈을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 이에 따라 김병현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두라조의 이적으로 잠시 수면밑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는 관측이다.

올 시즌 풀타임 마무리로 무려 72경기에 나가 8승3패 36세이브에 평균자책 2.04의 특급 성적을 올리고도 중간계투로 강등될 만큼 팀내 입지가 악화된 김병현으로선 트레이드가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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